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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가 아닌 러브마크로 자리매김하다, '몰스킨'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1. 5.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작은 노트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자기가 아끼는 브랜드라고 하며 이 노트에다가는 뭘 적어도 소중해진다고 말했죠. 그러면서 ‘사색하는 시간, 너만의 것들을 노트에 하나씩 채워가면 좋겠다’고 했지요. 어떤 노트이길래 그렇게 각별하게 얘기를 했을까요? 

제가 받은 노트는 ‘몰스킨’ 노트인데요,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브랜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피카소와 헤밍웨이가 썼다는 바로 그 전설의 노트 말이죠. 


전설적인 노트 

몰스킨은 원래 이름도 없는 포켓 사이즈의 까만 노트였습니다. 파리의 문구점에 납품을 하던 제본 기술자에 의해 만들어졌었죠. 별다른 이름도, 브랜드도 없었지만 2백년이 넘는 세월 동안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어네스트 헤밍웨이 등등 위대한 사상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전설적인 노트의 특징은 둥근 모서리, 유연한 페이지 홀더, 그리고 수첩 안쪽에 뭔가를 넣을 수 있는 수납 공간이 있다는 점입니다. 휴대성이 좋은 이 노트는 위대한 이들의 여정에 동반자가 되었고, 오늘날까지 이름을 떨치고 있는 그림과 글, 아이디어를 담는 책이 되었습니다.

이름 없는 노트, 브루스 채트윈에 의해 ‘몰스킨’이라는 이름을 얻다

많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이 노트를 사랑했고, 영국의 소설가 브루스 채트윈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브루스 채트윈은 파리의 문구점에서 판매되던 이 노트를 각별하게 생각했고, 노트에 관한 이야기는 그의 여행 에세이인 <The Songlines>에도 언급됩니다. 그의 책에서 이름 없던 작은 노트는 ‘몰스킨’ 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지요.

1980년대 중반, 이 노트는 점점 희귀해졌고 마침내는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밀라노의 한 출판업자가 이 노트를 살려내기로 합니다. 그리고 노트에 담긴 전설과 전통을 지키기 위해 채트윈이 그의 소설 속에서 사용한 ‘몰스킨’이라는 수첩 이름을 그대로 따오게 됩니다. 

몰스킨, 창작과 모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다

오늘날 몰스킨에서는 노트뿐 아니라 노트북 용품, 모바일 기기 액세서리, 문구류 등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몰스킨 브랜드의 제품들은 문화, 여행, 기억, 상상력,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을 의미하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몰스킨은 ‘유목민’을 암시하는 브랜드로 거듭났는데요. 노트북 커버, 다이어리, 가방, 필기도구, 읽기 도구에 이르기까지 상상력 넘치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데 영감을 주는 제품들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몰스킨 노트의 가격은 2~3만원대로, 평범한 노트에 비해서는 살짝 고가인 편입니다. 하지만 소중한 기록과 아이디어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몰스킨은 그 어느 브랜드보다도 높은 충성도를 자랑합니다.

기록의 소중함을 일깨운 러브마크 

몰스킨 노트에서 눈에 띄는 점은 표지에 분실 시를 대비한 연락처를 적는 칸과 함께, 보상으로 얼마를 주겠다는 ‘As a reward’ 라는 칸이 있는데요. 몰스킨 사용자들 사이에서 이 칸은 진짜 현상금을 적기보다는 노트에 담긴 기록의 가치를 적는 데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가 하면 몰스킨은 예술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풍부하고 크리에이티브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허영만과 콜라보레이션한 한정판 몰스킨 노트가 나오기도 했지요. 

심플한 디자인에 특별할 것 없는 노트이지만 브랜딩 전략이 좋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심플한 디자인 속에 담긴 브랜드 철학 때문일까요. 문구계의 ‘애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몰스킨을 쓰는 사람들에게 몰스킨은 노트 그 이상의 ‘러브마크’로 자리잡았습니다.

평범한 노트였다면 저도 아무거나 막 적었을 텐데, 브랜드 스토리를 알고 나니 여기에 뭘 적어야 가치 있을지 고민이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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