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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브랜딩

관행을 깨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한 브랜드들

by Mash UP 2023. 1. 3.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암울한 전망이 기업의 경영활동과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구태 의연한 기존의 관습을 깨뜨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시도함으로써 한 단계 도약한 일본 기업들의 브랜드 성공 사례를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데이트할때 입는 작업복 work wear suit 을 만들다, 오아시스 솔루션 

 

일본의  아파트 수도관 관리 및 유지보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오아이스 솔루션(OASYS solution) 입니다. 창업자 세키야 유조가 2006년 설립한 오아시스 솔루션은 급수 설비 진단, 배수관 공사, 수도시설 리모델링 등 수도 관련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데요. 여기 회사의 직원들의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업종의 특성상 '3D 업종'  어려운 difficult, 위험한 Dangerous,  더러운 Dirty 을 뜻하는 3가지에 다 속하기에 유능한 사원을 채용할때 어려움이 발생했습니다.  


업종의 성격상 투박한 작업복을 입게 되는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식당에 갈 때나 퇴근 후 사람을 만날 때 주변의 시선이 신경이 쓰이는 것이였습니다. 또한 고객을 방문할 때도  호의적이지 않다거나 출근할때 부끄러운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업복의 이미지를 바꾼다면 어떨까?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문가의 조언도 잇따랐습니다.  촌스러운 작업복보다는 좀 더 멋진 옷을 입고 일할 수 있다면, 젊은층의 취향도 만족시켜주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높일 수 있겠다는 경영진의 판단하에  오아시스솔루션은 '데이트할 때도 입고 나갈 수 있는 작업복'을 개발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장인의 멋과 작업복의 기능성을 살리면서 업계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의류'라는 콘셉의 작업복을 개발하려고 했습니다.  컨셉에 대한 큰 그림은 나왔지만 '그래, 바로 이거야!' 라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던 차에  영업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젊은층을 끌어드릴 수 있도록 정장스타일로 작업복을 만들자'는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은  '업종에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멋진 인생이라는 창업자의 말에 감동되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릎쓰고 오아이스 솔루션에 입사한 젊은 사원으로, 도쿄대 경제학과를 나온 재원이었습니다.  도쿄 중심부에서 대학 동창을 만났을때 상대 친구는 정장을 입고 있고, 자신은 후줄근한 작업 차림이 부끄러웠던 경험에서 나온 제안이었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s://www.cool3c.com

 

'데이트할때도 입고 나갈 수 있는 작업복' 콘셉은 이렇게 탄생하고, 1년 후 개발기간을 거쳐 캐주얼 양복 형태의 작업복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정장처럼 디자인도 멋지지만,  작업복의 기능성을 갖추어  방수기능과  더러움도 잘 타지 않고,  양복처럼 드라이클리닝을 하지 않아도 핏이 좋았습니다.  '형상기억섬유'로 만들었기 때문에 세탁 후 다림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였습니다.    이런 작업복이 탄생하자 직원들은 외모에 더욱 신경쓰게 되고,  고객들도 그런 직원들의 모습을 반기게 됩니다.   이러한 호응이 계속 이어지면서  다른 회사에서도 관심을 갖게 되고,  오아시스 솔루션은 이를 계기로 패션업에도 진출하게 됩니다.   2017년 12월 '오아시스스타일 웨어'란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고 작업복 아이디어를 낸 나카무라 아리사에게 CEO를 맡깁니다.  와~ 동화같은 스토리에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오아시스 작업복은  일본 유슈의 백화점에서 판매를 시작하게 되고 브랜드 런칭 후 1년 반 만에 300여 개 회사에서 오아시스의 작업복을 채택하게 됩니다.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에 시작된 한 걸음이 혁신을 만들어내게 되고 멋진 브랜드 파워를 일구게 되네요.

 

 

 

60세 이상만 채용합니다 , 가토제작소 

가토제작소

다음은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는 ESG 경영의 모범 사례로 일본의 중소기업  '가토제작소' 를 소개해드립니다. 
ESG는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의 앞 글자를 모은 단어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주주의 이익뿐만 아니라 고객과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에 힘써야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는데요.   아동이나 장애인, 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토제작소는 ESG에서  특히 'S'(social) 사회에 관심을 갖고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라는 가치에 집중하면서, 20여 년 전부터 고령자 채용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가토제작소는 일본의 건설장비를 만드는 회사로 1895년 창립되었습니다. 창업자 가족이 4대 째 운영하고 있는 가토제작소는 직원 115명, 매출액 15억 엔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일본 건설장비 분야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입니다.  크레인을 주로 만들며 굴착기, 만능 흡입차, 노면 청소차 등 여러 건설 장비를 만들고 있습니다.  1888년 농기구를 생산한 것에서 시작해서 오늘날에는 자동차와 항공기, 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금속 부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미쓰비시중공업의 협력업체로 기본 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가토제작소, 본사와 공장은 일본 중부지장 기후현 나카쓰가와라는 시골 도시에 있습니다.  

 

이 회사가 일반인에게도 유명해진 계기는 2001년도 입니다. 당시에 '잃어버린 10년'의 터널을 벗어나는 시점으로 일본경제는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고 특히나 지역 중소기업은 매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가토 제작소도 마찬가지로 '납품 단가는 더욱 낮게, 납기는 더욱 짧게'를 요구하는 거래처가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주 7일 라인'의 공장을 가동해야하는 상황이 온 것인데요.  직원들이 주 7일 근무를 내내 할 수도 없고,  직원을 신규 채용해야했지만 지역에는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없었습니다. 

 

창업자의 중소자인 가토 게이지 대표는 신규 고용에 대한 '사고의 틀'을 깨뜨리기로 결심합니다.  꼭 일본이이어야 하나? 꼭 남성이어야 하나? 꼭 젊은이를 채용해야하나?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외국인, 여성, 장애인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이는 고령층 채용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마침 가토 대표는 '나카쓰가와의 노인 인구 중 절반이 미취업 상태로, 이중 17퍼센트가 취업을 희망한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게 됩니다. 

 

의욕 있는 사람을 구합니다. 남녀 불문, 경력 불문,
단, 나이제한 있음. 60세 이상인 분만 

 

신문에 이런 구인 광고를 내게 됩니다.  나이 제한이 상한선이 아닌 하한선 둔 것이지요 .  신문의 구인광고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00 여 명이 입사 지원서를 내고, 이중 15명을 채용하게 됩니다.  

가토제작소에서 일하는 직원들

고령 직원 채용의 핵심은 '주 28시간 이하 근무'입니다. 왜냐하면  일본 근로법상 정규 근로시간(40시간)의 3분의 2 이상 일하면 정부에서 지급하는 노령연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연금 액수는 우리나라 돈으로 월 평균 120만원 가량입니다. 

 

고령층 지원의 채용은 내부 직원의 반발이 뒤따랐습니다. 가토 사장은 직원들에게 "여러분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정년 이후에 계속 일해주십시오. 고령층 지원의 도움으로 낮은 비용과 짧은 납기를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매출 향상의 이익은 여러분에게 돌아갈 겁니다"라고 설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기존의 젊은 세대와 고령층 직원이 같이 근무할 때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작업 속도나  실무 습득의 학습 속도 같은 문제가 생겨났는데요.  이런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주중에는 주로 젊은 직원들 위주로 팀을 꾸려서 일하도록 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젊은 직원들과 고령의 직원들이 함께 작업하도록 해서 이런 갈등들이 천천히 해결되게 되었습니다.   가토제작소는 이런 노력끝에 2002년 전국 고령자 개발 콘테스트에서 후생노동대신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되고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2014년에는 경제산업성이 선정하는 '다이버시티 경영 기업 백선'에 선정되게 됩니다.  오늘날 가토제작소에는 60대는 젊은이로 통하고, 80대 직원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와우~ 대단합니다. 전제 직원 92명 중 시니어 직원이 43명이라고 합니다( 2022년 2월 기준).    

 

고령층 직원을 채용하면  3가지 이익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고령층 자신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자립심과 건강에 유익합니다. 둘째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노동력을 공급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셋째는 지역사회에 도움을 될 수 있습니다. 은퇴 후 일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는 고령층에 고용의 장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ESG경영에서 보여주기식이 아닌 기업과 지역사회 그리고 취약계층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는 사례로 가토제작소는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네요.

 

올해는 전례없는 인플레이션, 금리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이러한 경기침체기에 지역사회와 직원들 그리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그런 특단의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불황에도 어떻게 하면 사랑받는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어느때 보다 브랜드 전략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참고문헌 

[COOL3C]升勞動者形象的工作服 (2018-5-4)

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  신현암, 전성률 

[이코노믹리뷰][늙어가는 한국, 일본에서 배우자 ③] 실버직원과 윈윈하는 일본 (201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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