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소한 이유로 큰 결정을 내린다- 수요 창출의 법칙
고객 수요 창출은 어디에서 오는가?
『세상의 수요를 미리 알아챈 사람들 Demand 』의 저자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에 따르면 기업의 성공은 고객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하며, 수요는 특이한 형태의 에너지라고 했습니다. ‘진정한’ 수요는 ‘사람’ 을 이해하는 데에서 답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진정으로 좋아하는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직면하는 크고 작은 고충은 무엇인가'를 제대로 살펴봄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기업의 성공사례를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어 보았습니다 ^^
성공사례 1. “당신이 원할 때 마다 원하는 자동차를”
지금은 카쉐어링, 공유경제라는 말이 친숙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투자자와 고객들에게 카쉐어링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소유'에서 '소비'로 자동차의 개념이 전환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보고서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데요. LG경제연구원의 최근 자료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형 자동차 서비스, 집카, 쏘카, 우버 등의 카셰어링 서비스는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첫번째 주인공은 집카입니다. 2016년 미국 렌터가 업체 ‘에이비스 Avis’에 인수된 ‘집카’는 당시 회원수가 미,영,캐나다 등 76만명이고, 공유 차량 수 1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집카도 처음 출발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우선 ‘카쉐어링’이라는 서비스 네이밍이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어 ‘집카’라는 네이밍 전환으로 소비자에게 인식전환를 꾀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집카는 '재미', '속도', '편리함'의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기여했는데요. 브랜드 런칭에서 네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두번째는 오픈 초기에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환상, ‘자가용 승용차’를 어떻게 ‘집카로 바꿀것인가' 가 가장 큰 도전 과제이며 수요창출의 핵심이였습니다. 보통은 서비스 수요가 증대하면 이에 맞추어 확장을 계획하지만, 집카는 소비자에게 신뢰와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광고 캠페인 대신에 가입을 주저하는 ‘관망고객’를 중심으로 포커스 그룹을 운영, 고객의 불편사항을 파악했는데요. 어느 도시에 집카카 운영중인 자동차 대수가 적다면 차량 수요가 가장 많은 저녁시간과 주말에는 사용 가능한 자동차가 하나도 없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집에서 10~15블록이나 떨어진 곳에 주차돼 있다는 메시지를 고객이 자주 접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집카는 고객에게 유명해지도록 홍보를 먼저해서 수요를 창출하기 보다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집카를 이용하도록 충분히 많은 자동차를 운영하는 쪽으로 중대한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수요의 밀도’라는 열쇠에 과감히 배팅합니다. 집카는 선택된 지역 몇 곳에 집카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로 결심했는데요. 이 조치를 실행하자마다 수요 창조의 힘이 분명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모든 도시에 산술적으로 사업망을 펼치지 않고 특정 지역에 집중합니다. 젋고 기술에 능숙하며,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고 절약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집카의 회원들이 상대적으로 밀집된 도시지역을 선택해서 밀도 있는 수요를 창출했습니다. 케임브리지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 프리우스'를 , 보스톤 상류층 거주지 베이컨힐에는 ‘볼보’나 ‘BMW’를 내세웠습니다. 물론 홍보도 소홀히 하지는 않았는데요. 집카의 길거리 마케팅 팀은 “블록마다 , 집집마다”란 슬로건을 가지고 지역별로 다채로운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필드에서 스타트업 고객사를 만나 상담하다 보면, 지나치게 홍보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사업 오픈 초기에는 서비스 본연의 매력으로 적은 고객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SNS 마케팅을 펼치다 보면, 한정된 예산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브랜드를 알리고자 애쓰는 경우도 많은데요. 핵심 타겟을 집중 공략한다던가 집카처럼 ‘지역중심전략’이 오히려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케임브리지 중심지를 기준으로 사방이 10개의 블록으로 이뤄진 가상의 정사각형을 만들고 각 블록마다 한 대씩 집카를 배치하니 고객들이 걸어서 그 차에 접근하는 데 드는 시간은 평균 10분 정도가 되었습니다.
집카의 지역중심전략은 즉각적이고 밀도있는 대응을 가능케했는데요. 어떤 지역이 선정되면 집카 로고를 단 자동차가 거리에 많이 돌아다니도록 하고, 그 지역 사람들에게 집카를 가능한 한 빨리 인식시키고 그들에게 집카에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블록당 자동차 대수를 더 많이 늘리면서 고객에게 주어지는 가치는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사소한 이유로 큰 결정을 내린다”
수요와 인간의 본성을 대변하는 말인데요. 집스터(집카 회원수)들은 주차, 유지보수, 수리, 보험가입과 같은 번거러운 일을 처리하느라 시간을 전혀 낭비하지 않을뿐더러 자동차 소유주들에 비해 1년에 수천 달러의 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승용차를 소유, 유지하는 비용하는 비용은 연 78만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그 중 24만8000원은 차를 운행하지 않아도 지출되는 소유 비용으로 집계됐다) 수요창출의 결정적인 촉매는 집에서 10분이 아니라 5분만 가면 집카를 탈 수 있다는 사소한 사실 때문이였습니다. 5분의 차이는 큰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말보다 더욱 강력한 ‘방아쇠’입니다
성공사례2. 주차장을 주차빌딩으로 만들다
세계적 건축 설계 회사 '팀하스' Timhaahs 는 건축계의 블루오션을 만들어냈습니다.
주차장에 대한 개념을 바꿔 놓은 기업이 팀하스입니다. 팀하스의 CEO 하형록씨는 심장이식을 두번이나 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목회자인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가서 입지전적으로 성공한 한국인입니다. 주차장도 화장실 처럼, 도심 한 가운데 커다랗게 올라간 주차 빌딩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에 따라 도시가 죽기도 하고 살아나기도 합니다. (20세기 초만 해도 화장실이 집 밖에 있어서 'outhouse'라는 단어가 있었는데요. 요즘은 어떤 건물을 설계해도 화장실에 상당히 신경을 쓰게 됩니다. 건축 전문가들은 화장실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공간활용이 얼마나 편리하고 아늑한가 결정되고, 호텔에서 화장실에 따라서 그 호텔의 격이 떨어지기도 하고 올라가기도 합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주차빌딩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가 없는데요. 미국에서는 주차빌딩의 수요가 많고 이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주차 규정이 엄격해서 아무 데나 차를 세울 수 없고, 최근까지도 옛날 화장실처럼 우중충하게 방치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아직도 영화나 드라마에 보면 많은 범죄가 주차장에서 일어나고 있지요).
팀하스는 주차장을 건축 미학적으로 아름답게 설계하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빌딩으로 설계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유펜(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주차빌딩인데요. 건물이 300동이 넘는 대학이 도시를 거의 잠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가 주변에서 범죄가 자주 발생하게 되고 살인사건도 일어났습니다. 이런 일들이 소문이 나자 학생들이 유펜을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닌 곳에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대학측을 설득한 팀하스는 우범 지역 주변의 땅을 사들여 멋진 주차 건물을 지었습니다. 위로는 주차 공간을 만들고 1층에스 24시간 대형 마트를 설계했습니다. 대형마트에는 장도 보고 간단한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하여 직장인은 물론 학생들까지 이용하여 24시간 내내 사람들이 붐비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붐비게 되자 인근 상가에 까지 영향을 미쳐 매상이 3배나 올라가게 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수요창출하기
- 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왕이면 깨끗하고 안전한 빌딩에 주차를 원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들더라도 믿을 수 있는 주차장을 찾는다.
- 사람들이 목적지만 왔다가 가면 주변 상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주차 빌딩에 차를 댄 사람들은 그 주변을 걸어다니면서 상가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주변 상권이 살아나게 된다.
- 주차 빌딩이 쾌적하고 아름다우면 사람들은 더욱 몰리고 커피숍, 베이커리, 대형 마트가 서게 되고, 그 일대 지역이 밝아지고 24시간 내내 사람들이 다니므로 범죄율이 떨어진다.
주차장에서 주차 빌딩으로 접근하기
1. 밝아야한다
2. 막힌 데가 없이 훤히 보여야 한다.
3. 건물이 아무리 넓어도 한눈에 건물의 끝에서 끝까지 보여야 한다.
- 주차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안전에 역점을 두고 밝고 열린 공간으로 주차 빌딩을 설계한다.
- 이동거리를 편하게 해서 여자와 아이들, 노인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 도시의 랜드마크로 될 수 있도록 열린공간과 심플한 구조로 설계한다.
이미지출처 : www.timhaahs.com 애틀란틱 시티에 세운 주차빌딩, 외부에서 애틀랜틱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주차 빌딩 하나로 우범지역이 살아나게 되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공간을 좀 다르게 만들자 해서 시작한 일인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우리가 지은 주차 건물 때문에 죽었던 주변 상권까지 살아나는 것을 보고 전율하게 되었다" 10년 전만 해도 건축업계에서 주차빌딩 작업은 따분한 일이였지만 팀하스는 새로운 형태의 주차빌딩을 짓게 되면서 블루오션을 발견해내고, 미국내 주차빌딩을 거의 독점하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고객이 "어떻게 해야 수익을 높아지겠냐고"고 물으면 다른 건축회사들은 건물의 미학적인 측면과 안정성을 이야기했지만, 팀하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건물로 접근하는 환경의 편리성과 안정성, 그리고 수요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를 이야기했습니다. 미국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주차빌딩은 이제 주차 기능 뿐 아니라 복합 건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건축 허가도 까다롭게 되어 화재 예방 관련 시설을 철저히 해야하는데, 팀하스는 주차 건물 전문 설계회사로서 이런 복잡한 건물을 설계하는 데 특화된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회사가 설계한 주차 빌딩이 대략 1000개 쯤 된다고 합니다. 이제는 미국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회사 중 하나로 꼽히게 되고, 팀하스의 CEO 하형록 회장은 버락 오바마 정부 국립건축위원회 자문이사로 활동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인정을 받게 됩니다.
이미지출처: www.timhaahs.com FINESS 센타가 결합된 주차빌딩
수익창출이 우선인 기업에서 고민은 '수요는 어디에서 오는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는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함정은 보통 더 많은 마케팅, 더욱 뛰어난 광고, 공격적인 판촉활동, 대규모 세일 등의 방아쇠를 당겨주기만 하면 수요가 창출된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수요는 ‘사람’ 즉 ‘고객’을 이해하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물론 전통적인 광고, 마케팅을 구사하는 전술도 타이밍과 장소를 잘 맞춰 운영하면 단기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는 있습니다.)
수요창출의 법칙
2. 고객의 ‘고충지도’를 바로 잡는다
3. 완벽한 배경 스토리를 창조한다.
4. 결정적인 방아쇠를 찾는다
5. 가파른 궤도를 구축한다.
6. 평균화하지 않는다.
본문에서 화장실 이야기를 좀 꺼냈는데요. 일본에 방문했을때 관광지 호텔의 자연주의 컨셉은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아있어서 사진 한장 끝으로 올립니다 ^^
관광지에 있는 호텔이라 완전 럭셔리하지 않지만, 자연주의가 느껴지는 인테리어에 감동 ^^
※ 참고
『세상의 수요를 미리 알아챈 사람들 Demand 』,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성경대로 비즈니스하기 P31』, 하형록
[얼굴] 이웃을 품으니, 심장이 뛴다… 세계적 건축설계회사 ‘팀하스’ 하형록 회장(국민일보 2015-7-25)
Atlantic City Casino Reinvestment Development Authority (CRDA) Hosts Ribbon Cutting Ceremony for The Wave (Parking network, April 04,2012)
LG경제연구원, "서비스형 자동차 시대 가속"...집카, 쏘카, 우버 등 카셰어링 서비스 급성장(데이터뉴스 2016-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