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트렌드 키워드, 멀티 페르소나 다중자아의 등장
2019년 트렌드 키워드로 '뉴트로' 가 등장한지가 바로 어제 일 같은데요. 어느덧 '쥐의 해' 경자년 2020년 트렌드를 살펴보게 되는군요.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트렌드 코리아> 선정한 10 대 트렌드 상품을 살펴보면, 1. 괴식 및 이색상품, 2. 대형 SUV , 3. 배송 서비스, 4. 에어프라이어와 삼신 가전, 5. 인플루언서, 6. 재출시 상품, 7. 지역기반 플랫폼, 8. 친환경 아이템, 9. 한 달 살기, 10. 호캉스입니다.
올해는 또 어떤 트렌드가 떠오르게 될지 궁금한데요. 2020년 경제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세계 경기에 중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4월에 총선이 있고, 일본 올림픽이 8월에 도쿄에서 열리게 됩니다. 연말인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예정입니다. 쥐띠 해 '경자년'은 영어로 Mouse 라고 쓰면 미키 마우스의 친근한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꾀가 많고 영리한 동물인 '쥐'라는 동물은 잡식성에다 번식력도 대단하다고 합니다.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힘내라 ! MIGHTY MICE 로 2020년을 표현하면서,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했습니다.
Me and Myselves 멀티 페르소나
Immediate Satisfaction : the 'Last Fit Economy' 라스트핏 이코노미
Goodness and Fairness 페어 플레이어
Here and Now :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 초개인화 기술
You're with Us, 'Fansumer' 팬슈머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특화생존
Iridescent OPAL : the New 5060 Generation 오팔세대
Convenience as a Premium 편리미엄
Elevate Yourself 업글인간
202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잘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세 축은 '세분화', 양면성', 그리고 '성장' 인데요. 이 중 몇 가지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1. 멀티 페르소나
'나 자신'을 뜻하는 myself 단수가 아니라 복수 myselves로 '다중자아'로 진화하게 된다는 것이 멀티 페르소나가 내세우는 개념입니다. 심리학에서 페르소나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매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고 할때 이 가면을 '페르소나' persona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복수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퇴근 후 그리고 각종 모임에서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일상에서 SNS에서 다른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개념입니다.
"숟가락 들 힘도 없어.." 라며 지쳐있는 선배들 사이에서 후배는 외친다.
"열일하던 막내의 이름을 버리고 '인싸'의 라이프를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는 이내 한강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 정관장 광고
평범한 직장인이 퇴근하는 순간 인싸(인사이더 insider의 준말로 집단의 주류를 뜻하는 말)로 모드가 전환됩니다. 이처럼 2020년 트렌드 키워드로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맥락에 따라서 '세분화' 하는 것이며, '진짜 나'와 '다른 나'의 구분이 선명해지고, 그 상황에 정체성 맞는 소비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연국 배우들이 썼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었다.
심리학자 융에 따르면 우리는 "천 개의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
오늘날 이해하기 어렵고 상충하는 많은 트렌드가 나타나는 것은 사람들이 여러 개의 가면을 갖고 상황에 따라 그때 끄때 바꿔 쓰기 때문이다. 즉, '멀티 페르소나'는 최근의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 '만능키'라고도 할 수 있다.
오프라인 인맥 '실친'보다 페친(페북 친구), 인친(인스타그램 친구)를 더 신뢰하며, SNS자체가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의 SNS계정에 본인의 다양한 일상과 취미를 모두 올렸다면, 이제는 다양한 부계정을 만들어서 취미와 관심사별로 소통하며 다양한 계정에서 또 다른 자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글로벌웹인덱스 GlobalWebIndex 시장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 중 98%가 SNS 를 이용하고 있으며, 한 사람당 평균 7.6개의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Z세대 이용자는 보통 인스타그램 계정을 두 개 이상 보유 각 계정에 서로 상반되는 라이프스타일과 정체성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하나는 '린스타 Real Instagram Account'이고, 다른 하나는 '핀스타 Fake Instagram Account'입니다. 린스타에는 세련되고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핀스타에는 진실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부계정의 탄생은 SNS역할이 연결보다는 스스로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사적 공간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보그 또한 2019년 비전을 발표하는 글에서 페이스북이 사람들을 친구와 커뮤니티,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연결해주는 이어지는 디지털 '마을 광장'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더욱 사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디지털 '거실'로 변화하고 있다며 미래 인터넷에서는 현재의 개방형 플랫폼 보다 '프라이버시 중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멜티 페르소나의 다양한 모습
▶양면적 소비의 중가 : 초저가와 프리미엄 상품이 살아남게 됩니다. 예전에는 부유한 소비자가 비싼 프리미엄 상품을, 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는 초저가 상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한 사람의 소비자가 저가와 프리미엄 상품을 모두 소비할 수 있습니다. 소비의 양면화입니다. 간단하게 한 끼를 때워야할 때는 가성비 버거를 , 근사한 데이트를 할 때에는 프리미엄 버거를 구매하는 식입니다.
▶취향 공동체의 발달 : 워라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이브닝 컨슈머' evening consume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취미를 직업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생격나고 있습니다. 하비프러너 hobby-preneur는 취미를 발전 시키는 창업이며, 호큐 페이션 hoccupation은 취미 hobby 와 직업 occupation의 결합된 말입니다.
▶나를 표현하는 캐릭터와 굿즈 열풍 : 나를 닮은 캐릭터 '미모지'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실제로 아이돌 , 연예인, 애니메이션 등의 전통적 굿즈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자신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표명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굿즈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패션 미용 산업 등에서 젠더 개념의 유연화 : 구찌는 2019 FW 컬렉션 패션쇼의 주제를 '페르소나'였습니다. 컬렉션의 초대장이기도 했던 그리스 신화 속 '헤르마프로디토스'의 가면은 흔히 인간의 양면성을 상징하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패션쇼의 모델들은 남녀의 구분이 모호한 무성 혹은 양성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젠더 뉴트럴' 성 중립성은 많은 패션 브랜드의 최근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구찌의 패션쇼에서 페르소나를 화두로 보여주고 했던 것은 인간의 이성과 욕망을 감추는 가면을 쓴 채 세상에서 가장 맥시멀 한 의상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요?
GUCCI 2019 FW Campaign/ 페르소나에는 성별의 구분이 무의미하듯 젠더리스를 표방하는 의상들을 선보있다.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펭수'도 여성이나 남성을 표방하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또한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 캐릭터를 선택할 때 다른 성별을 고르기도 합니다. 게임 공간 속에서 '트랜스 젠더'가 되는 것인데요. 온라인 공간에서 연령, 성별을 다르게함으로써 유연한 자아를 가질 수 있는데요. 이런 '트렌스 아이덴티티' 현상은 젊은 세대에서는 보편화되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브이로그, 그 이면의 디지털 허언증 : 자기 일상을 중계하는 '브이로그'가 인기입니다. 직장에서의 일과를 올리는 직장인 브이로그, 육아 브이로그, 공부 브이로그 등이 그 예입니다. '같이 준비해요'라는 뜻의 'GRWM (Get Ready With ME)는 출근하기 전 씻고 나갈 준비를 하는 영상을 담은 콘텐츠로, 구글코리아가 2019년 유튜브 트렌드로 꼽은 키워드에 등극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끊임없이 스스로를 규정하는 소비자
멀티 페르소나 시대, 역설적으로 인간의 다원성은 확장된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아이덴티티 기반은 매우 불안정해졌습니다. 진정한 나다움, 나를 찾기 위한 개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기업체의 입장에서는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전략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현대인들의 채널별로 멀티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느 점을 파악해서 보다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의 접근이 요구되며, 브이로그 처럼 소비자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는 소프트하고 편안한 느낌의 콘텐츠가 필요하겠습니다. 힘을 빼고 보다 투명하게 접근하면 어떨까 합니다.
다음편 포스팅에서는 2020 트렌드 키워드 후속편으로 ▲라스트핏 이코노미 ▲스트리밍 라이프 ▲팬슈머를 활용한 팬덤 마케팅 ▲편리미엄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찌 2019 패션쇼 영상을 올립니다 ~
*에필로그 : 2019년 10대 트렌드 적중했을까?
소비자가 상품 및 서비스를 평가하는 기준이 변화하고 있고, 일상에서는 작은 재미를 추구하는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서 계속 나타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트렌드 코리아>선정 2019년 10대 트렌드 상품
1. 괴식 및 이색상품, 2. 대형 SUV , 3. 배송 서비스, 4. 에어프라이어와 삼신 가전 , 5. 인플루언서, 6. 재출시 상품, 7. 지역 기반 플랫폼, 8. 친환경 아이템, 9. 한 달 살기, 10. 호캉스
주목되는 사례는 신속함을 내세우고 있는 '마켓컬리'와 같은 새벽 배송 서비스의 부상과 가전 시장에서 '에어프라이어'와 삼신가전(신의 선물와 같은 가전이라는 의미)이 트렌드 상품으로 선정된 점입니다. 삼신가전은 식기세척기, 로봇 청소기, 의류 건조기를 말하는데요. 계속되는 불황에서도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고드는 서비스와 제품이 승승장구한다는 사실을 엿 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 <트렌드 코리아>가 전망한 2019년 소비 트렌드에서 새로운 복고 '뉴트로'의 부상은 적중했습니다. 과거를 모르는 1020세대들이 옛것에서 신선함을 찾는 현상은 ' ~~ 상회', ~'식당' 예스런 상호의 증가로도 나타났고 , '해피라면', '진로이즈백' 같은 재출시 상품의 빅히트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종각의 을지로 거리가 20~30대 젊은 층의 새로운 명소인 '힙지로'가 되어 뉴트로 거리로 부상했습니다. 어딘가 낙후되고 불완전한 매력의 옛 거리들이 20대들에게 '감성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 참고문헌
『트렌드 코리아 2020』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퇴근시켜주세요"...광고 속 달라진 직장 풍속도(조선비즈 2019-5-11)
"2019 F/W GUCCI 패션쇼, '페르소나' 인간의 양면성 표현 (국제섬유신문 2019-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