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브랜딩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을 구조하라, 알버트 하인

Mash UP 2022. 11. 28. 11:49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유통 기한이 남은 식품 폐기물을 버리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슈퍼마켓이나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볼때 유통기한을 꼭 살피게되는데요, 사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구매해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잇다르고 있습니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에 민감하기 때문에 유통기간이 여유로운 제품을 앞에 배치하고,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을 뒤쪽에 진열하게 됩니다.  그래서 멀쩡한 식품들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고 바로 폐기처분되게 되는데요.  식품 폐기물을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는  슈퍼마켓 체인점의 독보적인 행보가 있어서 소개 드리고자 합니다.  

 

 

 

알버트 하인 Albert Heijn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 체인점으로  식품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입니다. 알버트하인은 유기농 판매, 플라스틱 감소,  식품 폐기물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으로  슈퍼마켓 업계의  ESG를 잘 실천하고 있는 모범기업입니다.  특히 식물 공장을 슈퍼마켓 내부에 설치해서 화제를 불러 왔는데요.  네덜란드에 가면 반드시 가봐야할 매장으로 손꼽히게 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s://pin.it/769QB0v

식물 공장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니며 슈퍼마켓 매장안에 허브 가든을 꾸며놓아다고 보면 됩니다.  슈퍼마켓에 들린 고객들이 직접 허브를 따서 바구니에 담도록 한 것이 전부인데요. 실제로 해보면 마치 밭에서 채소를 따는 기분이 들면서, 신선한 제품을 구매하면서 기분도 신선해진다고 할까요?

 

네덜란드의 슈퍼마켓은 일반 제품과 유기농 제품이 거의 비슷한 양으로 또한 가격대 또한 큰 차이가 없이 진열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국내에서는 유기농하면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알버트하인 매장에서는 과일이나 치즈를 포장할때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잘 깨지지 않는 쿠키를 만들어 그 안에 담아서 판매합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대단합니다.  

 

또한 유통기한이 짧아질수록  가격을 떨어트리는 '다이나믹 프라이싱 dynamic pricing'을 도입하여,  식품 폐기물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다이나익 프라이싱은  우리나라의 시장이나 마트에서 '떨이' 개념인데요.  알버트 하인은 AI기술을 접목해 '떨이'를 과학화했습니다.  2019년 도입된 알트하인의  AI시스템은 유통기한 뿐만 아니라 기후, 입지, 재고상황, 과거 판매이력 등 다양한 정보를 고려해 제품 가격을 정하게 됩니다. 능동적으로 숫자가 바뀌는 전자 가격표를 진열대에 부착해 정상가격과  할인 후 가격 2가지 지표를 함께 표시합니다.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가격을 제시하다보니 감에 의존해서 할인할때 보다 재고 처리 확률이 높아지는 원리입니다. 

※이미지 출처 : AH To Go at the Leeuwarden train station

알버트하인의 사내벤처 '인스톡',  유통 기한이 임박한 음식을 구조하다

인스톡은 유통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을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레스토랑입니다.  인스톡은 알버트하인의 사내벤처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알버트 하인에 입사한 직원 3명이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 처분해야 하는 식품 재고의 심각성을 알게되고, 이를  사내 벤처 공모를 통해  'This food has just  been  rescued '  비지니스 모델을 제안해서 구체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5개월 정도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결과  반응이 폭발적으로 나타났고, 5년 후 인스톡은 독립해서 사회적기업으로 자리잡게 된 케이스입니다. 

 

인스톡 레스토랑에서 사용되는 식자재는 '유통기간이 촉박한 제품' 외에도 ' 재고가 너무 많은 제품', '운송 중 외관이 손상됐지만 먹는 데는 전혀 지장 없는 상품'도 포함됩니다.  창업 멤버들이 한 달에 20톤 정도의 식품을 구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1년 9월 말 기준 인스톡 레스토랑이 구조해낸 음식물은 총 1,080톤입니다.  1,080톤이라면 잘 와닿지 않지요? 그 규모가 쌀이라고 가정했을때 6천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Are you ready to rescue food? 음식을 구할 준비가 되었나요? 인스탁이 운영하는 푸드트럭 (이미지출처: https://pin.it/7ldExwQ)

인스톡은 레스토랑 외에도 푸드트럭을 운영하여 화제를 모았으며, 식재료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훈제, 발효 등 저장 방법을 소개하는 책도 출간한바있습니다.

 

알버트하인과 인스톡의 식품 폐기물 감소를 위한 노력은 대단합니다. 알버트하인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통해 소비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재료를 판매하고,  그래도 다 팔리지 않고 남은 식품은 인스탁에 보내집니다.  레스토랑에서 다 사용되지 못한 물량은 동물사료나 바이오 연료로 재활용하게 되며, 그냥 페기하는 음식물은 거의 없습니다. 

 

식품 폐기는 전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유엔 식량 농업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인 13억 톤이 매년 폐기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 1인당 매년 165 kg 을 버리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은 경제적 손실 뿐 아니나 식품 포장 및 운송, 냉각,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노력을 헛되게 만들고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2023년 부터 영업자 중심의 유통기한이 소비자중심의 소비기한으로 변경된다고 합니다. 

식품이 시중 유통될 수 있는 기한이 '유통기한 표시제'로 이 기한을 넘긴 식품을 부패하거나 변질하지 않았더라도 판매를 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에 '소비기한 표시제'는 소비자가 식품을 소비할 수 있는 기한으로 소비자가 소비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소비 최종 시한입니다.   유통기한이 식품의 품질 변화 시점을 기준으로 60~70% 앞선 기간으로 정하기 때문에  소비기한을 적극 도입시에는 식품 폐기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정 온도에서 달걀의 유통기하은 45일이지만 소비기한은 약 70일이라고 합니다.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음식을 과다 주문하는 소비행태도 개선해서  이로 인한 막대한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함은 물론  식품 유통 구조에서 멀쩡한 식품을 폐기처분 하게되는  기존의 기업체들의 관행도  많이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 참고문헌 

 

<왜 파타고니아는 맥주를 팔까>, 신현암, 전성률 

[머니S]2023년 1월 1일, 유통기한->소비기한 달라지는 점은?(2022-11-23)

[농수축산신문]2023년 부터 축산식품 '소비시한' 표시제 시행 (2022-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