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컨셉 , 제품 컨셉.. 어떻게 접근하지? <컨셉 수업> 엿보기
광고 회사 TBWA HAKUHODO에서 수석 크리에이티브로 활약한 호소다 다카히로가 집필한 <컨셉수업>은 십 수년간 저자가 기업 브랜딩을 진행하며 필드에서 쌓은 노하우를 저술하고 있는 책입니다. 컨셉이 만들어지는 과정,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대한 접근법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컨셉, 제품컨셉, 커뮤니케이션 컨셉 등 실무에서 컨셉은 꼬리표 처럼 달라붙는데요. '컨셉'이라는 말은 새로운 용어는 아니고, 홍보, 광고, 마케팅 종사자에게는 달리 설명이 필요없는 말이지만, 막상 질문하면 답변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이 책은 컨셉의 정의 부터 차근히 짚어나가면서 컨셉 도출의 과정을 점검해볼 수 있도록 안내해줍니다.
컨셉이란 ?
Concept의 어원은 동사 '잡다'를 뜻하는 라틴어라고 합니다. 컨셉에는 어떤 기능이 있을까요?
좋은 컨셉과 나쁜 컨셉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컨셉을 생각할때 '컨셉'이 필요 없는 일은 없습니다. 사업가, 개발자, 크리에이터는 물론 일반 직장인에게도 상상을 언어화하는 힘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제품, 서비스 , 콘텐츠 , 솔루션, 사업. 등등 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고자 할때 , 그 무언가를 명확하게 이끌어내는 말이 한마디로 '컨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컨셉이라는 사전에서 찾으면 '전체를 관통하는 새로운 관점'이라고 정의합니다. '잡다'에서 출발한 컨셉은 각기 다른 요소를 '관통한다', '일관한다'는 뜻을 포함하게 됩니다.
일례로 '록 사상 최초의 컨셉 앨범'을 들 수 있습니다. 1967년 발매된 비틀스의 여덟번째 앨범 '서전트 페퍼스'입니다. '컨셉앨범'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일관성'인데요. 컨셉 앨범 전에는 단순히 싱글곡을 여러개 묶어서 발매했다면, 서전트 페퍼스는 전체를 아우르는 스토리를 가지고 앨범을 제작한 것입니다. 커버 디자인은 물론 해당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의 함성, 20주년 축하공연을 연다는 설정 그리고 콘서트 후 유명인사들과 기념 촬영까지 하나의 관점으로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소리만 파는 '뮤지션'이 아니라 어떤 세계관 전체를 파는 '아티스트로' 변화하는 되는 이러한 '컨셉사고'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컨셉 만들기는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일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 에서 출발하게 되는데요. 왜 커피를 마시는가, 왜 음악을 듣는가, 왜 그 책을 읽는가? 즉 '컨셉 만들기'란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일입니다.
소비자는 4분의 1인치 드릴을 원하는 게 아니라, 4분의 1인치 구멍을 바라는 것이다.
- 경영학자 시어도어 레빗
컨셉은 의사 결정의 판단기준이 되고, 전체에 일관성을 부여하며, 대가의 이유가 됩니다. 만드는 사람에게는 컨셉이란 '가치의 설계도'입니다. 컨셉을 설명할 때 '의미'와 '가치'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이 걸작임에는 틀림없지만 지금처럼 명화로 알려진 것은 1911년에 일어난 도난 사건 때문이라고 합니다. 2년 후 진범이 체포될 떄까지 온갖 억측이 생기고, 피카소가 용의자에 오르기까지 하게 되는데요. 결국 <모나리자>의 의미는 '도둑맞은 명화'라는 가치로 되돌아오게 되었고. 2021년에는 복제품이 약 290만 유로에 낙찰되게 됩니다.
이 책에서 브랜드의 컨셉의 성공사례로 들고 있는 사례는 '스타벅스', '에버레인', '에어비앤비'입니다. 스타벅스는 '제 3의 장소'라는 브랜드 컨셉을 도출하기 까치 구성 요소를 열거해보면, 입지, 인테리어, 향기, 가격, 소리, 접객 등이 있습니다.
# 스타벅스 컨셉 구조
<구성요소>
- 입지 :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높은 곳을 선택한다. 존재 의의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인테리어 : 넓디넓은 꿈 속 거실처럼 만든다.
- 가격 : 가격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공간과 상품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 접객 : 고객을 친근하게 대한다. 너무 허물없지도 너무 데면데면하지도 않도록 한다.
- 소리 : 편안한 환경을 만든다. 대화나 작업을 방해하지 않는 음량을 유지한다.
- 향기: 매장을 커피향으로만 채운다. 흡연은 엄격히 금지한다.
브랜드 컨셉 : 집과 직장이나 학교사이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제 3의 장소"
컨셉과 구성요소는 '왜 WHY' 와 무엇 'WHAT'의 관계로 이루어진 것이 좋은 콘셉입니다.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해야합니다. 초보자의 컨셉은 대부분 '무엇을 WHAT'과 '어떻게 HOW'에 대해서 작성합니다. 이를테면 스타벅스를 '여유로운 공간에서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장소'라고 표현하는 것이지요.
샌프란시크코에서 탄생한 <에버레인>은 중간 유통단계없이 직접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패션브랜드 로 '급진적 투명성'을 컨셉으로 내세웠습니다. 말로만 표현하는 컨셉이 아니라 불투명한 가격 구조를 밝히고 직접 판매를 시행해서 브랜드 컨셉을 더욱 명확히했습니다.
여행의 의미를 바꾼 <에어비앤비>는 'belonging'라는 핵심 키워드를 도출하여 '전 세계 어디든 내 집처럼 Belong Anywhere'을 기업의 컨셉으로 정했습니다. 그저 다른 곳을 '가는 going' 것도, 여행하는 traveling'것도 , '숙박하는 staying' 것도 아닌 '내가 속할 곳을 찾는다 belonging'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한 것입니다.
1. 고객의 눈높이에서 썼는가
2.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디어가 있는가
3.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가
4. 심플한 말로 작성했는가
흔히 컨셉과 혼동하기 쉬운 것은 단순한 '선전문구'나 '아이디어'입니다. 실체를 근사하게 전달하는 말이 '선전문구'라면 '실체를 만드는 말'은 컨셉입니다. 아이팟의 '주머니 속의 1000곡'은 개발 컨셉으로 탄생했는데 이 말은 그대로 선전문구가 된 사례입니다. 스타벅스를 예로 들면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이탈리아의 카페 문화를 미국에 들여오고 싶다' 는 것은 비즈니스 아이디어이고 , 고객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것이 '제 3의 장소'라는 컨셉입니다.
좋은 컨셉을 이끌어내는 '질문' 만들기
인간이 창의성을 발전하는 과정은 '질문'과 '답'을 통해 얻기 때문인데요. 훌륭한 컨셉은 탁월한 질문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좋은 컨셉을 이끌어내는 좋은 질문법이 나옵니다. 이중에서 기억이 남는 대목은 부분에 대한 질문에서 벗어나 전체에 관한 질문을 하기입니다.
일본에 '붓쇼잔 마을'은 가가와현 다카마쓰시 중심지에서 전철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인데요. 원래는 조용한 마을로 관광지라기 보다기는 평범한 주택가였는데, 온천이 발견되면서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붓쇼잔의 관광지의 가장 특징은 '온 마을이 료칸이다'라는 컨셉입니다. 마을 전체를 하나의 료칸으로 보고, 온천을 중심으로 음식점, 서점, 잡화점, 그리고 민가를 개조한 객실 등 마을에 흡어져 있는 장소들을 연결하여 손님에게 료칸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는 마치 그곳에 사는 주민처럼 즐길 수 있고, 마을에서도 료칸을 새로 짓는 큰 투자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분에 관한 질문: 마을에 어울리는 료칸이란?
=> 전체에 관한 질문 : 마을 전체를 료칸으로 만들려면?
질문 자체가 훌륭한 컨셉으로 탄생했습니다.
질문을 바꾸는 8가지 재구성방법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 부분에 관한 질문 -> 전체에 관한 질문으로 (부분 보다 전체를 헤아린다면?)
- 객관적인 질문 -> 주관적인 질문 으로 (당신이 유독 좋아하거나 고집하는 것은?
- 현실적인 질문 -> 이상적인 질문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상은 어떤 모습인가?)
- 명사로 된 질문-> 동사로된 질문 (행동에 주목한다면?)
- 창조하는 질문-> 파괴하는 질문(깨부숴야할 지루한 상식은?)
- 수단에 관한 질문-> 목적에 관한 질문 (그것이 수단이라면 목적은 무엇인가?)
- 이기적인 질문 -> 이타적인 질문(그러면 사회는 어떻게 개선되는가?)
- 정해진 질문 -> 자유로운 질문 (아직 나오지 않은 값진 질문은 없는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한 학기 강의를 마친 그런 묵직한 느낌이 들고, 일본인 저자의 책이라서 일본의 여러가지 브랜드도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지 못한 고객의 눈높이로 보기 '인사이트형'스토리 설계와 디컨스트럭션(Deconstuction)도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였습니다. '디컨스트럭션'은 이미 형태가 있는 것을 개념으로 분해해서 기획의 초기상태로 되돌리는 것인데요. 주변에 보이는 신상품, 핫한 서비스, 인기몰이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뭐든 대상이 될 수 있는데요. 성공을 거둔 상품이나 서비스가 어떤 컨셉을 통해 세상에 나왔는지 파헤쳐 보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하나의 아이템을 잡아보고 '디컨스트럭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