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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인 마티아스 뇔케가 들려주는 '현명한 삶의 방식과 조용히 이기는 겸손한 능력자들'

Mash UP 2024. 5. 1. 09:15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마티아스 뇔케 

홍보, 마케팅, 브랜딩 분야에서 일하다보면 내적인 본질에 충실하기 보다 자칫 겉으로 보여지는 컨셉이나 이미지에 몰두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식상함을 벗어던지려면 내면의 목소리, 욕망을 자극하지 않고 오히려 달래주는 일이 필요하지요.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는 겸손에 관한 책입니다.  원제목은 UNDERSTATEMENT 절제된 표현인데요.  겸손의 본질적인 정의, 겸손함이 주는 이로움, 겸손과 신뢰의 문화사 등 심리학적 측면과 문화사적 통찰, 관계의 기술까지 아우르며 사색의 폭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책의 저자 '마티아스 뇔케'는  독일의 언론인이자 작가로  "겸손하면 손해본다"는 주장에 대해 “겸손이야말로 자신감을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이고 배려 깊은 태도”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또한 겸손한 태도와 연관지어 브랜딩을 다루고 있어서, 지나치게 상업적인 브랜딩을 벗어나 다른 접근이 필요한 분들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경제매거진 <브랜드 아인스>는 소비상품에 관한 내용을 다루며서 “거창하게 떠벌리는 것은 유행이 지났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최근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브랜드들은 보면, 화려한 포장이나 의미없는 구호보다 투명성, 진정성에 호응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에버레인, 파타고니아, 캐스퍼와 같은 브랜드가 떠오르는데요.  이 브랜드들은 투명성, 진정성 그리고 남을 돕고자하는 열망을 보여줌으롬써 소비자들로부터  공감을 크게 불러일으켰습니다.  

 

“상표를 무시하거나 오히려 상표가 없는 상품을 선택하는 스마트한 구매자고 많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브랜드 하나만으로 상품의 본질을 판단하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받으며 가치가 있다고 간주되는 것은 ‘강제성이 없는 것’, ‘신뢰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소중한 것’입니다.  브랜드의 로고도 절대 거창하지 않고, 눈에 띄지 않거나 아예 없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겸손은 고상함과 품위를 지니고 있지만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다  

 

한편 이 책은 무조건적인 긍정지향, 성공강박증.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과대포장이 넘치는 세상에서 욕망은 멈추지 않고,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계속 노력하라, 끊임없이 배워라 . 더 성장하고, 또 더 발전해라”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갓생'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현대인들은 정말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메시지가 설득력이 있고 좋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살펴보면 자기 개발의 욕구가 계속 성공하고자만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새로움에 대한 열린 자세나 열망때문인지 스스로 자문해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책은 조용하고 소박하게 느껴지지만 결국 겸손한 태도는 스스로의 가치를 가장 현명하게 높이는 길이라고 시대를 정반대되는 목소리를 계속 들려줍니다.  

 

“성공한 브랜드가 되려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고 열렬히 좋아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어야한다.  특유의 장점이 분명히 드러냐아하고, 외모, 의상, 말투, 표정까지 모두 조화롭게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는 사람을 상표처럼 극단적으로 단순화시켜야한다.  인간은 굉장히 복잡한 존재이지만, 상표는 인위적으로 만드는 정체성이다. “

 

 

너의 지식은  회중시계처럼 주머니에 넣어두어라. 
네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절대로 그걸 함부로 꺼내지 말아라
-  <체스터필드의 백작>,  필립 스탠호프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사로잡지 못하면 사라지는 시대입니다.  셀프마케팅, 자기 PR이 중요한 것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야한다'라는 대명제 가운데 모두가 한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게 됩니다.  

  

마티아스 뇔케는 이 책에서 조용히 이기는 겸손한 능력자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성공을 내세우지 않는 이들 중에도 자신에게 거는 기준이나 요구사항이 분명하고 엄격한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목표가 있으며, 그 목표를 능히 달성하지만 가능한 한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해낸다고 합니다. 그저 담담하게 자신이 하려는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그의 저서 <히든 챔피언>에서 숨은 강자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 독일의 연방 총리 ‘앙게라 메르켈’,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전 시장 ‘욘 그나르’,  세상의 끝에서 교회를 변화시킨 ‘프란치스코 교황’ 같은 인물입니다.  이들은 성공을 부르짖지 않지만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이며, 승리하려고 하지 않지만 결국 이기는 사람들입니다.  

 

“성스러운 정신이 자유를 감금하거나 지배하려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자유야말로 인간의 모든 계획보다 더 위대하고 아량이 넓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기사도'와 '사무라이 정신' 그리고 '젠틀맨'의 덕목에 대한 대목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기사도'의 핵심은 기독교 전통에 뿌리는 둔 '겸손'이고, 사무라이 정신은 '보호자' 혹은 '봉사자'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젠틀맨'은 자제력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주요 덕목으로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는 어떠한 상황에도 감정적으로 동요하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기분이 휘둘리지 않는것을 뜻합니다.  세련되게 거리를 둠, 자랑하고 싶은 감정도 절제하는 것,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통제하고 사려깊게 행동 하는 것입니다. 

글을 마치면서. 정치, 사회문화가 양극단으로 나뉘어서 갈등이 첨예한 대한민국 현실에 이 책을 통해서  '겸손하게 협상하기', '상대에게 공 넘겨주기' 이런 주제가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한 조용히 타인을 이끈 사람들이 리더로 많이 등장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가수 스팅의 노래 , <잉글리시맨 인 뉴욕>의 노래 가사에  gentleman이 등장하는데요. 이런 심오한 뜻이 담겨져 있었을까요? 

 

Takes more than combat gear to make a man
신사가 되려면 완전 무장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Confront your enemies, avoid them when you can
적과는 당당히 마주하고 가능하면 그들을 피하세요

A gentleman will walk but never run,
신사는 걷지, 절대 뛰지 않아요

 '1등을 하려고 모든 것을 내걸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멋진 남자이지만, 젠틀맨은 아니다' . 

겸손함과 여유로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멋진 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