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개성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창조적 사고법
매일 한 명이 접하는 광고 메세지는 3천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수 많은 광고 마케팅 메세지를 접하는 반면, 기업들은 신규 브랜드를 런칭할때 수 많은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을 해야합니다. 미국 중소기업청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에만 21,960 만 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있으며 매달 54만 30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새롭게 탄생한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브랜드 차별화입니다. 어떻게 우리 브랜드를 돋보이게 만들 것인가? 사람들이 열광하는 브랜드 감성을 어떻게 만들어낸것인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작업은 흥미로우면서도 실제적으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요.
<에디토리얼 씽킹>책은 브랜딩 작업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저자 최혜진은 20년차 에디터로 쟁쟁한 잡지사에 편집장을 거쳐, 에디토리얼 컨설팅 회사를 설립 후 미디어를 창간하고 국내 굴지 기업의 브랜드 미디어 제작 및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수행한 전문가입니다.
저자가 책을 통해 밝힌 '편집'의 정의는 사람들이 세상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방식 자체를 말합니다. 어떤 부분을 주목하고, 어떤 부분은 무시하는 것인가가 편집의 세계인데요. 새로 들어온 정보를 원래의 것과 연결하고, 정보의 공백을 스스로 채워 넣는 것입니다. 에디터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뇌에서는 '주목- 무시- 범주화- 채워넣음'의 편집행위가 시시각각 벌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에디토리얼 씽킹은 한마디로 창조적 사고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편집' 과정에서 있어서 '창조적 재배치'를 만드는 작업을 살펴봄으로써 브랜드 전략과 메세지 수립에 접목시킬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연상
대상의 내연적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인데요. 우리가 접하는 사물이나 낱말은 모두 외연적 의미와 내연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전에서 정의한 기본 의미가 '외연적 의미'라면, '내연적 의미'는 문화, 관습 등을 통해 추가적으로 전달되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와 '애플'의 외연적 의미는 같지만, '애플'을 듣는 순간 과일보다는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게 됩니다. 애플은 최신의, 스마트한, 고급스러운 등의 브랜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지요.
색깔에 있어서도 '검정'과 '블랙'은 다른 내연적 의미가 느껴집니다. 특히 연상은 기업의 브랜딩이나 광고 캠페인 아이디어를 낼때 유용한 사고 방식입니다.
2. 범주화 그리고 새로움을 만드는 재배치
연상을 통해서 브랜드 구체화 작업에 들어갔다면 그 다음에 진행 할 수 있는 것은 '범주화'입니다. 범주화는 비슷한 것을 묶는 작업이며, 제 2의 모방이 일어날 수 있는데요. IBM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베티 퀸'이 진행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 'Art History Fashion'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디자인과 미술사학을 전공한 그는 미술 작품과 패션 사진을 매칭하는 게시물을 피드에 올리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체화하고 컨셉을 잡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비법입니다.
해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합니다. 창조적 모방이 필요한 것인데요. '레퍼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결국은 '자기 것'을 만들어내는 힘은 '재배치'를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레퍼런스를 소화해서 자기화하면 창작입니다.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가미한다면 훌륭하고 감사할 일이다 - 류치이 사카모토
3. 나의 생각과 관점, 주관성 키우기
브랜드를 만들고 구체화할때 나만의 관점, '주관성'이 정말 중요합니다.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습관을 키우면 자신만의 개성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주관성은 독특한 브랜드 '개성'이 발현되고 사람들에게 감명과 공감을 느끼게 하는 '브랜드 갬성'이 만들어지는 지점입니다.
'객관의 세계'가 통계와 검증된 이론으로 무장된 '완전 무결한 세계'라면, '주관의 세계'는 허술하면서도 유아적인 주장으로 점철된 세계일 수 있습니다. 미술 감상을 할때도 자신만의 느낌, 인상을 느끼고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
<정희진 처럼 읽기>에서 저자 정희진은 '객관성이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객관적 관점이란 각기 다른 인식의 주체들이 '같은 방식으로 보기 joint attnetion'로 서로 약속해야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객관성은 이처럼 약속한 합의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브랜드 런칭의 성공여부는 설득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어떤 주관은 여러 이유에서 설득력을 가져 보편의 차원에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라면 내가 팔고자하는 상품이 '특정 정보 사이의 관계에 주목한 주관적 판단' 에 의해 선택받는 것을 기억하고, 우리 브랜드에 도달할 수 있는 수천 수만 가지의 경로 중 내가 선택한 경로를 통해 최대한 완성도 있게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내놓아야겠습니다.
오호!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특이한데?
다른 제품에서 느낄 수 없는 브랜드 갬성이 느껴져요.
인천개항로 거리에서 만난 브랜드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매장안에 들어가서 브랜드를 접하고나니 이런.. 무릎을 탁치게 되네요. 한글 초성과 영어 알파벳으로 네이밍을 한 카페 브랜드입니다.
레트로 감성 무드가 충만한 인천 개항로 거리에서 만난 브랜드라서, 뭔가 더 쿨하면서 MZ답다고할까요? 모던하면서도 독창적인 갬성이 느껴졌습니다. 카페 내부는 촬영을 못해서 아쉽네요.
4. 이미지와 텍스트의 적절한 배합과 생략의 기술
필드에서 광고주를 상담하면, 광고나 마케팅 집행시 너무 많은 욕심?을 내기 때문에 메시지가 산만하고 무거워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 저것 다 이야기하려다보니 소비자에게 전달력도 떨어지고 브랜드 메세지를 접하고도 감흥이 떨어지게 됩니다.
에디토리얼 씽킹 관점에서 브랜드 메세지를 수립한다면, '목적에 맞게 적정거리'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브랜드 메시지나 홍보, 광고 글을 다룰 때 정보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으면 신선한 재미가 없고 너무 멀면 소통이 어려워지는 점을 기억해야합니다.
에디팅 관점에서는 '익숙함'과 '명확함' , '낯섦'과 '모호함'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저울질하면서 목적에 맞춰서 적절하게 배합해줘야합니다. 신제품을 소개할 떄 구태의연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반대로 너무 새로우면 낯설기 때문에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너무 앞서가도 안되고, 올드해도 안되는 것이지요. 한발자국만 새로움을 가미하는 전략이 좋겠습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하는 콘텐츠 전략에 있어서도 이러한 지침이 연결됩니다. 이미지가 너무 과대하게 많아도 좋지 않고, 메세지와 이미지가 적절하게 결합하여 설득력을 갖춰야겠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에 있어서 범하기 쉬운 오류 중 하나가 너무나도 멋진 이미지로 충만한 브랜드 메세지입니다. 특정 이미지를 브랜드 메세지로 내세울때는 배경 전략이 뒷받침되는 상태에서 브랜드 실체와 연결이 잘되면서 설득력을 갖춰야겠습니다.
표현방식은 '종이인형 놀이'를 모티브로한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종이인형이라 너무 재미있네요.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톤앤무드는 '위트, 즐거움, 재미 입니다. 등장요소는 3인가구 구성원, 지붕과 응접실, 가구들, 주방가전, 가정용PC입니다. 이미지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종이 인형놀이를 할 때 처럼 자율적이고 전능한 기분을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선사하는 <올리베티 제품>입니다.
브랜드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콘텐츠 전략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생략'입니다.
생략은 핵심을 집중하도록, 군더더기를 배제하는 판단력입니다. 브랜드아이덴티티, 광고캠페인, 홈페이지, 쇼핑몰 페이지 등 모든 브랜드 관련 메세지에서 무엇을 덜어낼 수 있을까? 무엇을 남길 것인가? 고민하고 연구해야합니다. 생략은 첨가보다 용감하고 힘이 있습니다. 명확한 아이덴티티, 일관된 맥락과 서사, 날렵한 각을 가지기 위해서 '생략 '스킬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잡지 VARIETY 2023년 5월 표지입니다. 표제 문장은 "No Words, What the wirters strike means for Hollywood" 입니다.
미국 할리우드 작가 9천명이 파업에 들어간 소식을 심도있게 전하는 호였습니다. '작가 파업'이라는 이슈를 시각화하기 위해 작가의 작업도구인 '연필'을 재료로 했지만 글씨를 쓰는 장면 대신 연필을 깍고 남은 흔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는 열심히 일할 준비를 했는데 아무 단어도 쓰지 않았다 는 것입니다. 여백은 침묵을 시각화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침묵은 파업을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생략의 힘!입니다.
창조적 재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에디토리얼 씽킹'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브랜딩 작업의 문을 두드려 보시기 바랍니다. 끝까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참고문헌
<Editorial THinking>, 최혜진
<정희진처럼 읽기>, 정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