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비밀 - (3) 캐릭터

Work/콘텐츠2018.08.08 09:00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소설 같은 전통적인 콘텐츠에는 주인공과 화자가 있습니다. 요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룬 소설은 1인칭 시점이 많습니다. 즉 주인공과 화자가 일치합니다. 영화도 주인공과 화자가 일치하는 영화가 많습니다. 반면에 드라마는 화자가 분명하지 않거나 주인공이 여러 명입니다.

광고라고 불리는 콘텐츠는 어떨까요? 광고에서는 한 부류의 캐릭터(?)를 더 상정하면 어떨까 합니다. 바로 광고 타겟(관객)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는 TV나 오프라인 신문/잡지에 나가는 기존의 광고와 달리 SNS는 타겟을 정확히 정할 수 있습니다. 지역/나이/성별/취향 등등으로 말입니다.

주인공, 화자, 관객 이 세가지 부류의 캐릭터에 관해서 말하기 전에 언급할 것이 있습니다.


캐릭터란 무엇인가? 

먼저 캐릭터에 대해서 두가지로 나누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는 겉으로 관찰가능한 외형적인 특징입니다. 외모와 몸에 벤 버릇, 말투, 몸짓, 성적인 취향, 나이, 지능, 직업, 개성, 태도, 가치, 사는 곳 등등 입니다. 보통 글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인에게 캐릭터를 구상하라고 하면 외적인 특징에서 그칩니다. 가령 이런식입니다. 나이는 30대 초반의 무직자로 문어체를 말투를 구사하며 혼자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카메라로 무언가 찍는 것을 좋아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럼, 캐릭터에서 다른 게 더 있나요? 네. 있습니다. 

전통적인 콘텐츠 즉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캐릭터 노트를 작성할때 인물의 이런 특징과 더불어서 탄생과 가족이력 그리고 꿈 등을 적습니다. 이런 것들로 유추해 가장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에서 중요한 두번째는 인물의 강력한 '욕망'입니다. 예를 가난하게 태어나서 병든 형제를 먼저 보냈다면 '돈에 대한 집착'이 있을 수 있죠. 더 세밀하게 인물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에 대해서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쉽게 말합니다.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이 인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입니다.

인물의 동기와 욕망을 알며 우리는 어떤 특정 사건이 있을 때 그 인물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 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갈등상황 즉 압력이 있을 때 어떻게 변할까? 그는 남을 사랑하는 사람인가, 잔인한 사람인가? 남에게 베푸는 사람인가, 이기적인 사람인가? 강한 사람인가, 약한 사람인가? 그것이 바로 캐릭터의 핵심입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라는 일본 영화 보셨나요? '난 사랑을 위해 살아'라고 말하는 마츠코는 여러가지 일을 겪으며 점점 나락으로 빠집니다. 오해를 받아 학교에서 선생자리를 잃은 그녀는 첫번째 선택의 기로에서 회피를 선택합니다. 바로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집에서 가출하는 장면입니다. 그녀는 왜 이런 선택을 하게되었을까요? 평생 아픈 동생 때문에 제대로 한 번 웃지 않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사랑을 갈구하게 되는 마츠코. 이런 사랑의 결핍 때문에 그녀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강렬한 동기를 그런 욕망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동기와 욕망이 '마츠코'란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럼 마츠코의 캐릭터를 다시 말해 보겠습니다. 마츠코는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4차원의 희화화된 캐릭터입니다.



평범한 캐릭터와 평범함 속에 숨어있는 것

요즘 광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캐릭터가 있는데요. 바로 '평범한' 사람입니다. 기존의 광고가 예쁜 여자, 돈많은 남자, 공부잘하는 학생, 늙지 않는 노인, 귀여운 어린이 같은 외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던 반면에 요즘에는 '평범한'이라는 설정이 들어갑니다. 화자가 기존에 '평범함'을 가장하고 조용히 관찰자로서의 역할을 고수하고 있던 반면에 주인공들은 먼치킨 (뭐든지 잘하는 인물) 이거나 특별함이 있던것에 비하면 많이 달라졌죠. 더군다나 세번째 부류인 광고 타겟조차 '평범한'이라는 두리뭉실함 속에 숨어 있는데요... 도대체 평범하다는 게 뭘까요?

뭔저 요즘 사회가 요구하는 평범한 가족이 드러나는 광고 한 편 같이 보겠습니다.

하나투어의 '가족愛발견'이란 여행상품 광고인데요, 평범한 가족이 여행을 가는 일상을 찍고있습니다. 해외여행을 가는 걸 보니 중산층 가정 같습니다.  부부 모두 살아있고 아들 딸 하나씩 있는 4인 가족이네요. 가장은 가족의 사진을 찍어주고 일일이 챙겨주는 가부장적이지 않고, 부인은 품위있고 우아해 보입니다. '평범한' 속에 숨어있는 것은 먹고 살 걱정이 없는 중산층의 행복입니다. 

#소시민 뒤에 숨은 부의 과시

평범한 것도 자사의 브랜드와 만나면 고급스러워진다는 메세지를 주고 있네요. 평범함을 가장한(?) 부의 과시가 있습니다.


#일상뒤에 숨은 판타지

요즘처럼 '일상'이란 말이 주목받는 시대는 없을 겁니다. 먹고 자고 일하고 사랑하고 여행하고... 매일 매일 즐겁게 살 수는 없지만 가끔은 누려볼 수 있는 손에 닿을 듯한 행복한 일상입니다. 네이버 그라폴리오의 스타작가 펑의 그림이 나오는 광고 하나 볼까요?

신혼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보이네요.  함께 게임하고 같이 미용팩도 하고 같이 산책도 하는 두 남녀. 좀 더 소시민(?)처럼 보이네요. 볼이 발그레하게 물든 남녀, 바라만 봐도 예쁜 사랑을 하는 아름다운 그림이네요. 물건도 비싸 보이지 않고 보기만 해도 기분좋은 장면에 브랜드에 호감이 생기는 순간입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것 - 취업, 연애, 결혼 - 에 대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젊은 세대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렇게 일상에 지친(?) 보통사람에게 신나는 약간의 판타지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광고 하나 보겠습니다.

맥심의 '퇴근이니까 아이스커피' 는 퇴근후에 바닷가에서 미녀와 함께 아이스 커피를 마시는 작은 상상을 합니다. CM송이 중독성이 있는지 계속 보게 됩니다. 일상속의 작은 일탈(?)이 좋네요.


#민낯아래 화려함

연출이 과한 것을 싫어하는 1020세대를 위해서, 요즘은 좀 더 연출이 되지 않은 광고를 많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평범한 이들의 진짜 리얼한 일상을 표현해서 공감을 얻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SKII의 민낯프로젝트(?)라는 광고인데요, 화보촬영전까지 브랜드 제품을 썼더니 피부가 더 좋아졌다는 내용입니다. 민낯 프로젝트라고는 하지만 스토리텔링과 달리 무척 화려한 모델의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여튼 #민낯 이라는 컨셉을 차용한 광고네요.


위의 광고들은 일반인과의 공감을 위해 평범한 캐릭터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일반인의 '평범함' 속에 숨은 욕망은 화려하고 잘살고 싶은 판타지입니다. 


이상, 오늘은 캐릭터에 대해서 얘기했습니다.

참고서적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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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eis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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