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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단상]우리 사회 대두되는 쟁점 '여혐'에 대하여

by Mash UP 2016. 7. 28.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다.   

 

여성은 외딴 별나라에 존재하는 특정 대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딸이자, 누이며 어머니이고 직장동료이고 스승이다.  ‘여혐’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성별로 서로를 공격하고 성에 대한 왜곡된 프레임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들끓고 있는 ‘여혐’의 문제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촉발될 수 있는 메가톤급 쟁점이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얽혀있다.  여성과 남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기업, 정부 정책 관계자, SNS 공중, 이를 보도하는 언론사도 민감한 이슈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 응답자의 74.6%가 우리 사회에 여성 혐오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남녀 간 인식차이는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의 27.3%가 여성혐오 문제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남성 응답자는 9.8%만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여성에 대한 반감이 여성 대상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남성(63.7%)과 여성(92.1%)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 사회 뿌리 깊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차별 문화가 ‘여혐’의 근본적인 원인이겠지만, 청년실업, 고용불안 등 생존이 힘든 이 시대 젊은이들의  아픔이요,  사회를 향한 분노 표출이  사회적 약자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사이트를 중심으로 극단화된 ‘여혐’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알게 모르게 ‘여혐’을 외치는 사람들의 생각과 주장에 조용히 동조하는 주변의 남성들이 있다.  그만큼 많은 담론과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공간은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자생적인 기능이 있다. 어떤 극단화된 수위를 넘어서게 되면 자연히 대중의 관심에 멀어지고 사멸하게 된다. 어떤 사이트가 문제가 있다고 폐쇄한다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다는 전문가들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사태는 오히려  여혐을 부추기고 그런 집단 커뮤니티가 더욱 커지도록 수수방관하는 ‘미필적 고의’의 상황은 아닐까? ‘여혐’과 ‘남혐’의 구도로 극단으로 치닫는 소모적인 논쟁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래 잘들 해봐!’ 이런 쾌재를 부르면서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것을 내심 기뻐하는 사람이 없는가이다.  여혐 남혐 논쟁으로 대중의 관심을 호도해 이익을 보는 계층이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대중의 생각과 의견은 오로지 본인 스스로의 생각이 아니다. 매스미디어가 끊임없이 보도하여 특정 의제 (Agenda)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그 결과 미디어 수용자들의 머릿속에 미디어의 의제가 설정되다는 것이 아젠다 세팅이론(Agenda -setting theory)이다.  ‘무엇에 대해 생각할 것인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해서 미디어가 행사하는 힘은 아직도 매우 강력하다. 디지털시대 미디어의 개념은 확대되고 있다. 언론사라고 붙여진 그들만이 미디어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때 특정 커뮤니티 사이트를 주축으로 펼쳐지고 있는 ‘여혐’, ‘남혐’의 문제는 가볍게 치부할 수 있는 그런 쟁점은 절대 아니다.  또한 이를 다시 보도하는 미디어의 시각도 극단화된 여혐과 남혐의 ‘대결 구도’에만 집중되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온라인과 SNS상의 프레임은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집단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이에 대해 특정 ‘이즘’이 발생한다.  여혐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던 남성일지라도 일베와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서 ‘남성 우월주의’를 흡수할 수 있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폄하하는 그들을 통해 어느 정도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은 많고 할 일은 없는 젊은이들이 쓸데없는 곳에 소중한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는 것만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IS가 온라인과 SNS 홍보를 통해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젊은이들을 끌어드리는 전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여혐이 단순한 논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제도적 차별, 성희롱, 성폭력을 비롯한 여성을 상품화된 성으로 대하는 잘못된 문화에 대해서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 과정은 거칠고 험난할지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 여혐 논쟁은 어쩌면 거쳐가야 할 관문일지 모르겠다.  


‘여혐’,  ‘남혐 ‘ 이슈는 그 어느 때 보다  민감한 사안으로 기업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이에 대한 지침과 대응 방안이 절실한 타이밍이다.  



※ 이 글은 더피알컨설팅과는 무관한 개인의 입장과 견해를 밝힌 자유 기고입니다 





 글쓴이 박 은 숙
 행복한 소통을 꿈꾸는 PR인. 더피알컨설팅 대표이사이자 PR전략가, SNS콘텐츠 기획가로 정부기관, 기업체 PR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FB.com/tokai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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