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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브랜딩

왜 요즘, 채소가 힙해졌을까? 패션·뷰티 브랜드가 채소에 빠진 이유

by Mash UP 2026. 8. 14.

 

요즘 채소가 꽤 힙합니다.  

토마토가 가방이 되고, 당근과 비트가 향수가 되고 있습니다. 토마토 잎과 정원의 싱그러운 향은 캔들과 공간의 향이 되어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건강을 위해 먹던 채소가 식탁을 벗어나 패션과 뷰티, 리빙의 새로운 오브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몇 년간 웰니스와 자연 친화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왔는데요. 그런데 최근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건강한 것을 먹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모습이 보입니다. 

"자연의 색과 형태를 입고, 계절의 향을 몸에 뿌리고, 정원의 냄새를 집 안에서 경험한다."

 

채소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패션과 뷰티 브랜드들은 왜 지금 토마토와 당근, 비트와 양배추에 주목하기 시작했을까요? 

그 배경에는 웰니스, 자연 회귀, 제철성, 로컬성이라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먹는 채소가 라이프스타일의 오브제가 되다

꽃과 과일은 오래전부터 패션과 뷰티의 익숙한 모티브였습니다.  

장미와 재스민은 향수가 되고, 체리와 레몬 같은 과일은 패션과 리빙 제품의 패턴과 색으로 끊임없이 변주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조금 다른 식재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토마토, 당근, 비트, 양배추, 오이.

 

화려한 꽃이나 달콤한 과일보다 훨씬 일상적이고 투박하게 느껴졌던 채소들입니다. 하지만 이제 이 평범한 식재료가 럭셔리 패션의 오브제가 되고, 향수의 노트가 되고,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

 

흥미로운 것은 브랜드들이 단순히 채소의 색깔이나 이미지만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토마토의 둥글고 불규칙한 형태, 양배추의 겹겹이 포개진 잎, 당근이 자라는 밭의 풍경, 토마토 잎을 스쳤을 때 느껴지는 풋풋한 향까지.  채소라는 사물보다 채소를 둘러싼 감각 전체가 디자인의 소재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흐름을 가장 재미있게 보여주는 곳이 지금의 패션과 향수 브랜드들입니다. 


 

채소를 들고, 뿌리고, 맡는다 — 브랜드들은 어떻게 채소를 디자인했나

채소가 라이프스타일의 오브제로 확장되는 모습은 최근 패션과 향수 브랜드의 제품과 캠페인에서 보다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토마토와 양배추의 형태를 패션으로 가져오고, 당근과 비트의 감각을 향수로 만들고, 토마토가 자라는 정원의 향을 집 안으로 들여옵니다.

 

채소를 들고, 뿌리고, 맡는 것.

 

브랜드들은 익숙한 채소를 어떻게 새로운 감각의 대상으로 바꾸고 있을까요?


1. 토마토와 양배추를 ‘들다’ — 패션의 오브제가 된 채소

로에베(LOEWE)Tomato Clutch는 토마토의 형태를 그대로 패션의 영역으로 가져온 사례입니다.

단순히 토마토를 연상시키는 붉은색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둥글고 불규칙한 토마토의 형태와 꼭지까지 오브제로 표현했습니다. 식탁 위에 놓여 있을 법한 토마토가 럭셔리 패션의 클러치로 변신한 것입니다.

▲ 로에베(LOEWE) Tomato Clutch

 

미국 패션 브랜드 샌디 리앙(Sandy Liang) 역시 양배추를 패션의 모티브로 가져왔습니다. 겹겹이 포개진 잎과 자연스럽게 생긴 주름처럼 채소 특유의 불규칙한 형태가 오히려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됩니다.

▲ 샌디 리앙(Sandy Liang) Cabbage Bag

꽃과 과일이 오랫동안 패션의 친숙한 자연 모티브였다면, 이제는 조금 더 투박하고 일상적인 채소까지 패션의 오브제로 들어오고 있는 셈입니다.

 

꽃 → 과일 → 채소.

 

자연을 패션에 끌어들이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2. 채소를 ‘뿌리다’ — 향수가 된 제철 채소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은 한발 더 나아갑니다.

 

2026년 한정판 Veggies Collection에서는 Carrot Blossom, Scarlet Beetroot, Velvety Butternut 등 채소에서 영감을 받은 세 가지 향수를 선보였습니다. 공식 사이트 역시 컬렉션을 Pick Your Own Veggies라는 문구로 소개하며 소비자를 아예 채소밭으로 초대합니다.

Carrot Blossom은 당근을 중심으로 오렌지 플라워와 화이트 머스크 등이 어우러진 부드러운 플로럴 향으로 구성됐고, Scarlet Beetroot에는 비트와 블랙커런트, 패출리의 조합을 사용합니다. Velvety Butternut은 버터넛의 부드럽고 고소한 느낌에 통카빈과 패출리 등을 결합했습니다.

 

하지만 이 컬렉션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향의 조합만이 아닙니다.

▲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Veggies Collection — Carrot Blossom 캠페인



조 말론은 채소를 향의 원료로 가져오는 데 그치지 않고, 채소가 자라는 풍경까지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가져옵니다.  

캠페인을 보면 거대한 당근과 채소밭, 토끼를 연상시키는 스타일링과 동물, 사람이 함께 등장합니다. 향수 한 병을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채소가 자라고 수확되는 세계 전체를 유쾌한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합니다.

조 말론이 디자인한 것은 단순한 ‘당근 향수’가 아닙니다.

채소를 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채소를 둘러싼 감각과 세계관을 향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Veggies Collection — Carrot Blossom 캠페인

 


3. 토마토 정원의 향을 ‘맡다’ — 집 안으로 들어온 자연

다시 로에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토마토 열매가 아니라 토마토가 자라는 정원의 향입니다.

 

로에베(LOEWE) 의 Home Scents에는 Tomato Leaves 컬렉션이 있습니다. 센티드 캔들과 룸 스프레이 등이 있으며, 로에베는 이 향을 토마토가 열매를 맺기 직전 덩굴에서 느낄 수 있는 푸르고 싱그러운 향을 떠올리게 하는 향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연결고리가 생깁니다.

패션에서는 토마토를 ‘들고’, 
집에서는 토마토 정원의 향을 ‘맡습니다’.

 

▲ 로에베(LOEWE) Tomato Leaves Scented Candle

 

같은 토마토가 '패션'의 형태가 되었다가 다시 후각과 공간의 경험으로 확장됩니다.

 

토마토를 먹는 것과 토마토 잎이 가득한 정원의 향을 집 안에서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소비입니다. 식재료였던 채소가 이제 공간의 분위기와 기억을 만드는 감각적 소재가 된 것입니다.

 

로에베의 Tomato Leaves 역시 캔들 한 제품에 그치지 않고 룸 스프레이, 왁스 캔들홀더 등으로 확장되어 있습니다.

결국 최근 브랜드 사례에서 보이는 흐름은 꽤 선명합니다.

 

패션 → 뷰티 → 홈 프래그런스까지 채소가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토마토와 양배추의 형태를 들고,
당근과 비트의 향을 몸에 뿌리고,
토마토 정원의 냄새를 집 안으로 들입니다.

 

채소는 더 이상 ‘맛’으로만 경험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은 몇몇 브랜드의 기발한 아이디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최근 향수 시장에서도 토마토 잎, 오이처럼 푸르고 식물적인 향이 주목받으면서 이른바 vegetal fragrance, 즉 채소와 정원을 연상시키는 향이 하나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Allure 역시 토마토 잎·오이·바질 등 신선하고 허브 향이 강한 노트가 향수에서 확대되는 현상을 다루면서 로에베와 조 말론 등을 주요 사례로 짚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채소일까?

 

토마토 모양의 가방과 당근 향수는 처음 보면 재미있는 아이디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러 브랜드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는 데에는 조금 더 큰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웰니스'와 '자연 회귀'가 있습니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몸을 관리하는 것에서 시작한 웰니스는 이제 일상의 환경과 경험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계절에 자랐는지, 자연과 얼마나 가까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흐름입니다.

 

채소는 이런 감각을 가장 일상적으로 보여주는 소재입니다. 흙에서 자라고, 계절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며, 생산된 장소와 사람의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바라보는 것에서, 자연의 감각을 경험하는 것으로

패션 브랜드가 자연을 브랜드의 언어로 가져온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자크뮈스(Jacquemus)는 자신의 고향인 남프랑스의 햇빛과 농촌 풍경을 브랜드 세계관에 꾸준히 담아왔습니다. 그런데 2026 S/S 컬렉션에서는 이 관계가 한층 더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컬렉션의 이름은 ‘Le Paysan(농부)’입니다.

 

'자크뮈스'는 이 컬렉션을 창립자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의 남프랑스 어린 시절과 가족의 농촌적 뿌리에서 출발한 이야기로 설명합니다. 쇼가 열린 베르사유 오랑주리 역시 과일과 채소, 나무를 보호하고 가꾸던 장소입니다. 브랜드는 이 공간을 자크뮈스 가족이 이어온 과일과 채소의 수확 문화와 연결합니다.

 

자연은 이제 아름다운 촬영 배경에 머물지 않습니다. 농부와 수확, 식재료와 계절까지 브랜드의 세계관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의 채소 트렌드 역시 이런 자연 회귀의 흐름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감각으로 내려온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자크뮈스(Jacquemus) 2026 S/S ‘Le Paysan’ 컬렉션

 

 

풍경으로서의 자연에서 생활 속 자연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것에서 자연의 감각을 경험하는 것으로.


프로방스의 풍경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제는 토마토의 형태를 들고, 당근과 비트에서 영감을 받은 향을 몸에 뿌리고, 토마토 정원의 냄새를 집 안으로 들입니다.

제철성과 로컬성도 새로운 가치가 됩니다

여기에 제철성(Seasonality)과 로컬성(Locality)도 연결됩니다.

언제 어디서나 같은 상품을 구할 수 있는 시대지만, 오히려 ‘지금 이 계절에 만나는 것’과 ‘어디에서 온 것인가’가 새로운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

 

제철 채소를 먹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계절의 색과 향, 밭의 풍경까지 함께 경험합니다. 완성된 상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키웠는지에도 관심을 갖습니다.

 

결국 웰니스와 자연 회귀, 제철성과 로컬성은 서로 떨어진 트렌드가 아닙니다.

건강한 것을 먹는 것에서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경험하는 것으로 소비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채소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패션과 향수, 공간을 연결하는 흥미로운 소재가 됩니다.

 


 먹는 채소에서 ‘감각을 소비하는 채소’로

앞의 흐름을 한 단계씩 따라가 보면 변화가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채소를 건강해서 먹습니다.

누가, 어디서, 언제 키웠는지를 즐깁니다.

그 계절과 자연의 감각까지 소비합니다.

패션·향수·리빙은 그 감각을 디자인합니다.

 

결국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토마토나 당근이라는 식재료만이 아닙니다.

토마토의 붉은색과 불규칙한 형태, 양배추의 겹겹이 포개진 잎, 당근밭의 풍경, 토마토 잎을 스쳤을 때 느껴지는 풋풋한 향까지 소비의 대상이 됩니다.

 

먹는 채소에서 ‘감각을 소비하는 채소’로.

채소를 경험하는 방식이 맛의 영역을 넘어 시각과 후각, 촉감과 공간의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요즘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건강한 식재료 그 자체만이 아니라, 건강하고 자연에 가까이 있다는 감각인지도 모릅니다.

 

 


 브랜드가 파는 것은 채소가 아니라 ‘자연에 가까이 있다는 감각’

이번 트렌드에서 흥미로운 것은 브랜드가 채소라는 소재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들은 채소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형태를 패션으로,
향을 뷰티로,
자연에 대한 기억을 공간 경험으로 번역합니다.

 

'로에베'의 토마토 가방과 '조 말론'의 당근 향수는 전혀 다른 제품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비슷한 소비자의 욕구가 흐르고 있습니다.

 

자연에 조금 더 가까이 있고 싶다는 욕구입니다.

 

웰니스가 단순히 건강에 좋은 것을 먹고 선택하는 것을 넘어, 내가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선택하는 라이프스타일로 확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채소는 브랜드에게 흥미로운 소재입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친숙한 식재료이면서 동시에 계절과 흙, 정원과 자연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는 그 익숙한 채소를 낯선 방식으로 다시 보여줍니다.

 

토마토를 들게 하고,
당근의 향을 뿌리게 하고,
토마토 정원의 냄새를 집 안으로 들입니다.

 

채소는 지금 식탁에서 나와
우리의 옷장과 화장대, 거실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또 어떤 채소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채우게 될까요?


▸ 참고문헌

  • [Vogue Ukraine] Великий парфумерний тренд 2025: аромати з нотами овочів (2025.07.04)
  • [Jo Malone London] Veggies Collection — Pick Your Own Veggies (2026)
  • [LOEWE] Tomato Leaves — Home Scents
  • [Jacquemus] Le Paysan — Spring-Summer 2026

▸ 이미지 출처

  • 로에베(LOEWE) 공식 홈페이지
  • 샌디 리앙(Sandy Liang) 공식 홈페이지
  •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공식 홈페이지
  • 자크뮈스(Jacquemus)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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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더피알컨설팅의 브랜딩·PR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PR매쉬업(PR MASHUP)에서 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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