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사들에게 사업의 성공이란 단지 제대로 삶을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따라오는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 어거스트 투랙, 『수도원에 간 CEO 』, 콜롬비아 비지니스 스쿨
CEO를 위한 책 『수도원에 간 CEO 』는 제목만 보면 CEO들이 수도원에 왜 갔을까?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이 책은 저자가 멥킨 수도원의 수도사들과 함께 한 17년의 경험의 산물입니다.
회사의 경영인이자 기업가라는 저자의 배경은 이 책을 읽을 때 독자에게 또 다른 통찰력을 주며, '비즈니스'와 '영성'이 결합된 신선한 영감을 줍니다. 저자 어거스트 트랙은 IBM경영인 학교의 창립자의 제자로 수도원의 경영철학이 속세의 기업과 조직에도 충분히 접목되어질 수 있다고 보며,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물론 사원들과 고객들 또한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멥킨 수도원이 경영하고 있는 전통 사업이 어떻게 성공을 거두고 있는가를 세밀하게 관찰합니다. 현대 기업들의 성공이 눈 깜짝할 사이에 거품처럼 스러지는데 반해 수도원 사업은 1500년이 넘게 번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멥킨의 25 명 남짓 되는 나이든 수도사들은 일부 시간 만을 노동해 할애하고 어떻게 그토록 놀라운 사업 성과를 거둘 수 있는가? 를 밝히고 있습니다.
'섬김'과 자기비움', 수도원의 경영 철학
수도원 생활은 매일 철야 기도를 위해 새벽 3시에 일어나는 그런 곳입니다.
그곳에 ‘달걀 공장’이 있습니다. 달걀들이 상자 하나하나에 축복을 담아 그곳으로 팔려 나갑니다. 멥킨 수도원은 맥주, 달걀, 과일케이크, 버섯, 치즈 처럼 가격 결정력이 지배적 브랜드들에 직결되어 있는 ‘나도 똑같이’상품들을 생산해 팔고 있습니다. 이 제품들은 항상 소비자들이 더 원하지만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다.
그 비밀이란 바로 자기 이익을 잊는 것이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비움'이였습니다.
역설적이게 멥킨 수도원의 사업 성공은 수도사들이 사실상 전혀 사업에 몸담고 있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그들이 고귀하고 드넓은 사명에 ‘섬김’과 자기비움’ 이라는 경영 철학에 몸을 바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잠깐 여기서 반론! 알고보니 사실 멥킨 수도원은 신에게 자신을 더욱 헌신하기 원해서 세상의 출세와 학식, 명성, 가족까지 포기한 프랑스어를 독학하고, 천재 오르가니스트, 전직 CEO들이 모인 곳입니다. 즉 엘리트들이 모여있는 훌륭한 인적자원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단기 이익에 치중하지 않기에 오늘의 노동을 신성하게 치루고, 장기적이고 대의에 봉사하는 그러한 구성원들이 모인 특수한 공동체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베네딕투스 계율에 따르면 수도원들은 자급자족 공동체로 운영되며, 트라피스트 수도원들은 모두 육체노동을 의무적으로 해야하네요. 책 본문을 보면, 나이든 수사들도 예외없이 기본적인 요리, 농작물 가꾸기는 물론 수도원 사업에 무임금으로? 노동을 합니다. 비료를 판매하고, 기념품 점을 운영하고, 거대한 면적의 재활용 목재 처리장을 관리하기도 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타임>지에서는 수도원의 사업의 성공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벨기에에 있는 스쿠르몽 수사들이 제조하는 트라피스트 맥주는 한 해에 5천 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 들이는가 하면, 매사추세츠 스펜서에 있는 성 요셉 수도원의 트라피스트 수도사들은 전국 식료품점을 통해 해마다 123만 병의 트라피스트 잼을 판매한다니 매우 놀랍지요?
우리는 생활하기 위해서 팔지, 그 반대가 아닙니다
수도사들은 자기를 비우고 신과 이웃을 섬기는 사명에 열과 성을 다하는 사람들로 사업은 어쩌다 하게 된 일입니다. 이 책에서는 '과녁 너머를 겨누기'라는 표현으로 이런 우선 순위의 근본적 전환을 이야기하는 개념입니다. <수도원에 간 CEO> 책에서는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도 흥미로운데요. "사실상 인간이라 우리 자신보다 거대한 무엇인가를 섬기는 데 자기를 버리고 ‘몸 바치고’ 싶어하는 동적 ‘모델’ 이다"라고 말합니다. 수도사들처럼 자기 비움을 향한 이 욕구를 통해 오늘날 발생하는 자본주의 탐욕과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인 행동 등 한계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홍보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스토리텔링’을 ‘탈바꿈’ 으로 해석하는 대목도 흥미롭습니다.
“책, 영화, 텔레비전은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산업으로, 이 산업들의 주된 사업은 바로 스토릴텔링이다. 심지어 음악도 시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멜로디가 붙은 스토리텔링의 예술이다.우리가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은 이야기가 단순히 우리가 원한다고 즐겨 이야기하는 것들이 아니라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은 탈바꿈의 대리 경험이다”
인간 존재는 다른 사람들이 탈바꿈하는 것을 지켜보는 데 그토록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자기 본위에서 자기 비움으로의 본질적 탈바꿈이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합니다.
부름과 사막, 위대한 시험을 통과한 탈바꿈한 사업가는 동료와 고객, 주주, 이해 당사자들에게 자기를 비운 섬김을 통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세계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엿보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수도원이라는 곳이 단지 영성만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오면서 우리 사회에 이로운 비즈니스 경영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 하는 책입니다.
아무도 없이 고요히 내면의 자아를 만날 수 있는 그 곳에 직접 갈 수 없다면, 아주 잠시라도 이 책을 통해 '존재의 탈바꿈' 을 살짝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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