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에 있어 스토리텔링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 많이 들어보셨죠? 알고 계시다시피 스토리텔링이란 Stroy(이야기)와 telling(말하기)의 합성어로 '이야기 말하기'라는 뜻입니다. 한 기업의 브랜딩과 스토리텔링은 어떤 작용으로 상관관계에 놓이게 된 것일까요? 저자인 클라우스 포그가 말한 인터뷰 내용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과도하게 가졌습니다. 우리는 엄청난 소비자들입니다. 제가 차를 사고 싶다면, 고를 수 있는 차가 100대가 넘습니다. 재킷을 사고 싶다는 100개 넘는 종류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목적에 부합하고 이 상품이 다른 상품과 왜 차별화되는지 이야기를 하는 회사의 상품을 선택하는 겁니다.
현실과 이야기를 비교해보면 항상 현실이 훨씬 강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영화나 책을 감상할 때처럼 상황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당신이 진실한 이야기에 기반하면 사람들은 쉽게 당신을 믿게 되고 이것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겁니다. 이것이 우리가 이야기를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클라우스 포그(Klaus Fog)
하지만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는 알긴 알지만 정확히 어떻게 만드는지 시작해야 하는지 뜬구름 같죠. 그래서인지 이 책은 스토리텔링의 기초적인 개념 정리부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책의 목차가 아주 일목요연하게 단계별로 잘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크게 두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1부는 '툴박스'스토리텔링의 개념을 분명하게 정의하는 섹션입니다. 정확한 개념에서부터 스토리텔링의 소재를 발굴하는 법까지 처음 스토리텔링을 사용하고자 할 때 필요한 도구와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합니다. 2부는 '스토리텔링 적용하기'로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과 직원, 고객, 여러 미디어 채널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성공, 실패의 실제 사례가 아주 상세하게 담겨있습니다.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2부 '스토리텔링 적용하기'의 많은 사례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아침 식사로 친근한 씨리얼 콘플레이트의 대표 브랜드 '켈로그'입니다. 켈로그의 브랜드는 단순히 켈로그 콘플레이크를 뛰어넘어 '시리얼'을 대변하는 고유명사가 되었습니다.('페브리즈'(향기탈취제)처럼 말이죠)
켈로그의 탄생은 100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미시간 주의 배틀크리크(Battle Creek)에는 고지방의 음식 때문에 고생하고 있던 상류층 사람들을 치료하는 더산(The San)이라는 건강요양소가 있었습니다. 이 요양소는 존 하비 켈로그(John Harvey Kellogg) 박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는데요.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저지방, 고섬유질 채식주의 식이요법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존 하비 켈로그 박사와 그의 동생인 윌 케이스 켈로그(Will Keith Kellogg)는 곡물을 원료로 여러가지 시험을 했습니다. 끓인 밀을 가지고 많은 실험을 해 보았지만 그 맛이 너무나도 형편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박사는 실험 도중에 갑자기 일이 생겨 밀이 끓고 있는 와중에 자리를 비우게 됩니다. 다시 돌아온 박사는 식은 밀을 펼쳐 놓자 놀랍게도 가볍고 바삭거리는 플레이크로 변하여 있다는 걸 알게되었는데요. 이 플레이크는 환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고 퇴원 후에도 이 플레이크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합니다. 이에 박사는 세너타스푸드컴퍼니(Sanitass Food Company)라는 기업을 설립하게 되고, 그의 동생은 사장이 되어 설탕, 소금 등 여러 가지 개발법을 연구해 드디어 오리지널 켈로그 콘플레이크가 탄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켈로그 브랜드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Today, W.K. Kellogg’s legacy continues to inspire us. Working together, we create moments of delight for people around the world with our well-loved brands.
And as our company continues to grow, our people grow with it. Through our values-based culture, we create a stronger future every day — enriching communities and nurturing careers by putting people first in everything we do.
100년 전의 탄생비화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동일한 아웃라인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켈로그를 보며 수 많은 이야기 중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스토리를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스토리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키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동화모델(The Fair-tale Model)이란?
가장 흥미로웠던 동화모델(The Fair-tale Model)입니다. 고전동화를 살펴보면 각각의 등장인물은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고정된 구조를 갖습니다. 백설공주를 예를 들면 백설공주, 난장이들, 마녀는 고정된 구조 안에서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며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기업의 스토리를 발전시킬 때에 이 동화모델을 이용해 역할의 고정된 구조를 부여해 기업의 브랜드 스토리가 계속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갈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영웅과 적대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어렸을 때 부터 들어오던 고전동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이어지는 스토리 구조이죠. "저렇게 이렇게 저렇게 이렇게 힘들었지만~결국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의 플롯인데요.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마침내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백설공주의 이야기가 모든 이야기의 뿌리가 된다고 할 수 있죠.
기업의 전체 브랜드에 녹아든 스토리를 '핵심스토리(Core Story)'라고 한다. 핵심스토리는 기업의 모든 브랜드 커뮤니테이션 활동을 연결하는 중추신경 또는 밑바탕이 되는 테마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브랜드 나이키와 애플의 브랜드를 동화모델에 적용시켰는데요. 이해가 바로 딱! 되시죠?
스토리텔링? 뜬구름?
가능성은 무궁하고 새로운 지평은 활짝 열려 있다. 결말은 모두 당신에게 달려있다. 행복한 탐색이 될 수 있기를!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는 저에게 뜬구름 같은 존재였는데요. 책을 덮고 나니 그 개념과 적용 루트가 명확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토리텔링이란 Storymaking->Storytelling->Storydoing 세 단계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 단계를 아주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있어요. 마치 제가 아이가 되어 엄마 손을 잡고 따라가는 것처럼요.
현재 실무적으로 스토리텔링을 수행하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 드리고 싶은 아주 적합한 책입니다. '실무적'으로 어떻게 수행할 것이냐에 포커스가 많이 맞추어져 있어요.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의 소스인 모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사려깊은 스토리텔러로서의 자질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맺음말처럼 모든 결말은 우리 각자에게 달려있죠. '행복한 탐색'이라는 단어가 아주 마음에 드네요.
※참고문헌
「스토리텔링의 기술」, 클라우스 포그, 크리스티안 부츠, 바리스 야카보루 지음
'인사이트 > 브랜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 그만 하산하고 달려보시죠? (0) | 2015.03.16 |
---|---|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 어떻게 접근할까? (0) | 2015.03.16 |
외국인에게 의미가 달라지는 브랜드 슬로건들 (2) | 2014.12.23 |
브랜드슬로건 왜 바꿀까?. 마음에 꽂히는 유명한 슬로건 카피들 (0) | 2014.09.04 |
위기관리, 방어보다는 소문을 내야 할 때도 있다 (0) | 2014.08.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