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시대』.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구정 연휴를 앞두고 일독을 추천하는 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부제를 '철학자가 말하는 뉴스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붙이고 싶군요.
알랭드보통은 <불안>이라는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작가입니다. 최근에는 JTBC 뉴스데스크 인터뷰에 나와서 국내에서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대중적인 횡보를 더해가고 있는데요. 다방면에 호기심과 해박한 지식을 보유한 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스를 홍보적인 관점에서 보면 끊임없는 PR활동의 결과로 나타나지는 즉 언론홍보의 산물의 일부분이기도 한데요. 저자는 뉴스가 충분히 호소력 있는 방식으로 사건 또는 사안을 보여주도록 노력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의 목차에서 가장 관심있는 Chapter는 <셀러브리티 뉴스>와 <해외 뉴스>였습니다. PR에서 셀러브리티, 즉 유명인을 통한 PR는 매우 강력한 효과가 있으면서 선이 굵은 PR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점점 더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결속되어지고 사회, 정치, 경제 이슈에 대해 서로 긴밀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해외뉴스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여러 모로 통찰력을 주는 책입니다.
일상에 대해 공감이 없다면 진지한 뉴스에 대해 무관심하다
소외된 지역, 나라에 대해 일상이 정보를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우리가 애초에 동일시 할 수 있는 행위와 태도로 그 나라의 실상을 접하지 않는 이상은 어떤 끔찍한 사건을 접하더라도 제대로 관심을 기울일 수 없다는 것인데요.
일례로 IS의 프랑스 테러로 전 세계가 분노와 애도를 표하는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일어난 IS 공격에 대한 무관심은 사람들이 관심이 강대국에만 쏠리기보다는 지금까지 미디어가 소외된 나라와 지역을 다루는데 아마추어적인 접근을 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이 대목은 비난의 화살이 대중에게 향하는 것이 아니라 저널리즘의 편향성과 접근법을 지적하고 있기에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이국적이라면 무엇이든 경계하면서 해외 뉴스를 다룰 때 이국적인 정보를 드러내는 것은 거리를 두어왔으나, 미래의 이상적인 언론은 이례적인 일들에 대한 관심이 보통의 삶에 대한 사전지식에 좌우된다는 걸 인식하면서 특정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기사를 주문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해외 뉴스는 구체적인 것들에 더 끈질기게 매달리는 뉴스, 예술이 주는 교훈을 깊게 받아들이면서 사건에 대해 흥미를 관심을 갖게 하는 뉴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해외 뉴스에서 사진 기사에 저자의 견해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미지들이 우리가 소비하는 기사에 삽입되고 있는데요. 기사에 나오는 사진은 팩트를 '실증하는 이미지'와 어떤 사건을 '폭로하는 이미지'로 크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신문을 통해 접하는 많은 이미지는 실증하는 이미지에 가까운데요. '폭로하는 이미지'가 일명 특종이고, 사회에 변혁을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되기도 합니다. 사진 기사는 대중에게 사건의 이면과 특정인의 민낯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백악관 홍보팀들은 버락 오바마가 가진 따뜻한 품성을 사진기사로 잘 다루고 있는데요. 백악관 전속 사진작가 찍은 오바마 대통령의 사진들은 (일례로 오바마 대통령이 오피스 대기실에서 백악관 직원의 아들에게 인사하며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에 걸린 척 하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은 아이의 놀이 상대가 되어준 바로 그 순간에 감동적일 정도로 강한 권력자의 모습을 지니게 된 것을 아닐까 생각하게 합니다.
셀레브리티에게 대중이 열광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셀레브리티에 대한 엘리트적 관점은 사회에 대한 스타들의 공헌이 인류가 당면한 진짜 문제들을 들러리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그들을 존경하거나 가치있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였습니다. SNS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셀레브리티는 단순히 어릿광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매우 영향력있는 롤 모델이자 메신저입니다.
셀레브리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가 필요가 있는데요. 셀레브리티의 탄생은 누군가를 동경하려는 인간 본연의 욕구에서 그들이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무시하거나 비난한다고 해서 없앨 수 없고, 샐러브리티에 대한 사랑을 억압하려 하기보다는 그것을 지적이고 생산적인 최선의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내면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덕성, 용기, 지혜 혹은 창의성, 신뢰 같은 미덕의 안내자로 적합한 셀러브리티를 찾아내고자 노력한다
미디어는 셀레브리티에게서 시시콜콜한 가쉽을 취재하지 말고 '우리가 이 유명한 사람에게세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를 취재하는 미래지향적인 인터뷰를 한다
셀러브리티 문화의 진짜 원인은 자기도취적인 얄팍함이 아니라 친절함의 부족이다 . 모두가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넓은 의미에서)여러 정치적 이유로 인해 평범한 삶을 살면서는 품위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사회다
이 책은 미디어가 갖고 있는 뉴스에 대한 관점과 태도 뿐 만아니라 SNS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통찰력있는 관점을 주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유명인 뿐만 아니라 갑자기 주목받는 특정 일반인에게도 근거없는 비방과 언어 폭력을 가하는 현상의 원인을 파헤치고 해결책도 조심스럽게 내놓습니다.
서평을 쓰고 있는 필자의 생각은 어느 때보다 커뮤니케이션이 쉽고 편리해진 디지털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런 것들이 얼굴을 마주보는 면대면 만남을 멀어지게 하는 측면이 없지 않냐는 것입니다. 서로에게 무관심한 사회의 구성원들은 진정한 관계를 그리워하게 되고, 인간 기본의 사랑받고 싶은 욕구와 욕망을 해결하지 못해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는 건 아닐까 생각에 잠깁니다.
사회구성원들이 누려야할 가장 중요한 욕망을 일상적으로 억누르는 사회는 명성에 대한 강력한 욕망으로 고통받을 것이다. 악랄한 험당과 명성에 대한 지나친 갈망, 이 둘을 모두 해결하려면 현 사회 제도 안에서는 거의 상상 할 수 없는 묘책이 필요하다. 그것은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품격있는 관심을 갖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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