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이디어가 전부는 아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수록, 해결하려는 문제에 두 발을 단단히 디뎌야합니다.
어떤 혁신이든 중심에는 커다란 난관이 버티고 있기때문인데요. 바로 ‘새로움’이 가장 큰 우위이자 동시에 가장 큰 약점입니다. ‘새로움’은 사업의 존재이유이자 이야깃거리이며, 언론이 다뤄줄 소재이자 애초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이지만, 얼리어답터만으로는 사업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나머지 대다수에게는 ‘새로움’은 불편함으로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세상에 등장할때, 브랜드는 신규 사업을 통해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어울리는지 그게 왜 중요한지 이해시켜야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전에 브랜드의 확고한 컨셉과 방향성이 정해진 것인데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에어비앤비'는 초창기 창업자들이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전까지는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사업이 성장하는 과정은 브랜드를 정의해가는 여정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시설과 여행객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이고, 사업모델은 연결의 댓가로 중간 수수료를 받는 것입니다. 에어앤비의 브랜드 파워는 이용자수에서 드러나는데요. 2019년 기준 전 세계 220개국 10만개 도시에서 5400만명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누적 사용자는 8억 2500만명에 달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호스트의 90% 가량이 개인이라는 점입니다.
에어앤비의 창업 스토리는 너무나 유명한데요.
2007년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이바는 샌프란시스코에 높은 집세를 감당하기 어려워하던 디자이너들로 우연한 기회에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때 샌프란시스코에 디자인 컨퍼런스가 열렸고, 언제나처럼 호텔은 예약이 꽉차게 되면서 두 사람은 자기들이 사는 아파트의 여유 공간, 남는 방에 에어메트리스를 3개를 놓고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립니다. 숙소로 내놓아 부수입을 올리기로 한 것인데요. 온라인 벼룩시장 '크레이그스리스트'에 광고를 올리자니 너무 정감 없다고 생각되어 투수객 모집용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airbedandbreakfast.com이었습니다.
공항픽업서비스와 아침식사를 제공, 단 5일만에 한달치 월세인 1000달러를 벌었습니다. 이렇게 에어브랙퍼스트앤비드(에어비앤비의 옛 사명)이 사업아이디어가 탄생했습니다.
초창기 그들의 사업은 어려움을 여러번 겪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문다'는 생각을 소비자들이 덥석 받아들이지 않않고, 특히 집주인이 항상 같이 머물기로 되어있던 사업 초기 모델은 긍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이였습니다. 또한 웹사이트에 올린 사진들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간을 돋보이는 사진을 다시 촬영하고, 웹사이트와 앱의 디자인을 바꾸고,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면서 시행착오를 줄여나가게 됩니다.
2008년 빚을 청산하기 위해 대통령 선거를 주제로 한 한정판 시리얼(‘오바마 ‘와 ‘캡틴 메키인’ 시리얼) 판매가 3만 달러을 기록하는 등 성공을 거두면서 큰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이후 실리콘 창업지원 프로그램 와이콤비네이터 선발되어 시드펀드로 종잣돈 2만 달러 확보하고, 이후 2013년 에어비앤비는 어마어마한 열혈 사용자층 확보하고 시리즈 C투자 유치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던 프로그래머 '블레차르지크'가 합류해서 세번째 공동창업자가 되어 현재 에어비앤비의 최고기술책임자를 맡게 됩니다.
브랜드를 재단장 통해 새롭게 태어난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가 그들의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똑같은 말이 떠오른 것은 ‘소속감’ 이었습니다.
호텔이 꽉차서 저렴한 숙박이 필요한게 아니라 사람들은 여행할떄 관광객이나 이방인 같은 기분을 느끼기 싫다는 것이였습니다.
사람들은 여행지를 깊이있게 경험하고 싶어하고
여행하는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한다.
그게 바로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가치이다.
낯선 이방인이된 느낌을 덜 받고 그곳의 일원이 되는 것,
누군가의 집에서 지낸다는 것은 호텔방에서 지내는 것과 전혀 다른 경험이다"
2014년 에어비앤비는 브랜드를 재단장, 처음부터 줄곧 브랜드의 핵심이었던 ‘소속감’의 개념을 충실히 담았습니다.
새로 개발된 로고에는 '벨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심벌이 담겼는데 사람과 장소, 사랑, 에어비앤비가 함께 모이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리브랜딩 당시 파랑색 칼러를 더 열정적이고 따뜻한 핑크빛 감도는 빨강으로 변경했습니다. (초창기 로고는 지금보니 매우 낯설고 여러가지 면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맞지 않네요) 에어비앤비는 이러한 리브랜딩에 대해 과하다 싶을 만큼 적극적으로 소통, 브랜드 개편의 논리적 근거와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을 발표하고 새로운 심벌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브랜드 슬로건 "인간답게 여행하는 거야” (Travel like a human) 에서 "어디에서나 우리집처럼"(Belong Anywhere)로 변경했습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Live there, even if for a night)은 미국 캠페인을 한국식으로 로컬라이즈한 버전입니다.
2016년 에어비앤비는 체험 Experiences라는 새로운 플랫폼 출시하면서 브랜드를 더욱 강화시켰습니다.
사람들이 누군가의 집에서 요리를 배우거나, 함께 등산하거나, 재즈클럽을 돌아다니는 등 그 지역사회 사람이 주최하는 체험활동을 예약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요. 어딘가에 속한다는 느낌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호스트에게는 관심사나 전문성을 활용해 자기가 사는 동네를 맛보여줄 기회를 제공해주고, 여행자나 거주자까지도 지역의 새로운 면을 볼 기회를 주었습니다. 최근 코로나 상황에서는 숙박과 상관없이 온라인에서 체험한 제공하는 온라인 체험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행객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로 베스트셀러작가과 글쓰기같은 프로그램을 열고 있습니다.
리브랜딩 과정에서 돋보이는 것 중 하나로 시리얼 Cereal이라는 전용 글꼴입니다. 2018년 유명 서체 개발사 달튼마그와 손잡고 전용 글꼴 개발했습니다. 모든 마케팅 채널과 제품 안에서 두루 사용가능하고 전 세계 여러 에어비앤비 사용자들의 언어로 확장 가능합니다. 단일 글꼴 개발을 통해서 디자인 언어에서도 결속과 소속감의 느낌을 더욱 강조했습니다.
사실, 에어비앤비의 사업 모델은 대단히 새로운 것은 아니였습니다. 에어비앤비 브랜드가 성공한 것은 내밀한 더 인간적인 요구를 공략했다는 것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이처럼 진정 필요한 것을 찾아 해결함으로써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속에 한 업계 전체를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2018년 단 한 분기에만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게 되고, 자칫 찜찜한 싸구려 잠자리로 인식될 수도 있었던 브랜드인데 그 지역을 가장 제대로 경험하는 방법으로 격상시킨 것입니다.
사랑받는 브랜드는 자신이 아닌 소비자를 중심에 놓을 줄 안다.
오늘 같이 살펴본 '에어비앤비'는 다행히 리브랜딩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사업을 시작하려면 처음부터 제대로 해야합니다. 나중에 리브랜딩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도 하고, 처음 출시할때 충분한 성장 동력이 없으면 리브랜딩 기회조차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혁신이 존재가치가 있으려면 그저 새롭기 위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소비자들이 거기에 푹 빠지기 위해서는 깊고, 절절하면서, 당신이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요구, 어쩌면 죽을만큼 원초적인 것을 찾아 공략해야합니다. 그래야만 소비자들의 덕심을 얻을 맏한 자격이 있는 브랜드인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 참고문헌
[IT조선]에어비앤비, 자사 글꼴 '에어비엔비 시리얼' 출시 (2018-05-21)
[한경] 월가는 왜 에어비앤비(Airbnb)를 과소평가 했을까 (2020-12-21)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에밀리 헤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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