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브랜드가 장악한 시장에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대신 최근 브랜드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틈새’와 ‘개인화’입니다.
모두를 위한 제품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죠.
퍼스널케어 시장은 이러한 변화가 가장 빠르게 드러나는 영역입니다.
머리카락의 질감, 피부 톤, 생활 환경과 정체성까지—
개인의 차이가 분명한 만큼, 브랜드 역시 더 세밀한 접근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최근 K-뷰티 열풍으로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화장품이 중국 시장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에서도 인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만 집중한다면 한국인의 피부 타입과 메이크업 트렌드만 분석하면 되겠지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면 인종별 피부 타입과 헤어 특성을 철저히 분석하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이미 레드오션이라 불리는 뷰티 시장에서 '평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단 한 명의 고객도 소외시키지 않는 정교한 타겟팅으로 성공을 거둔 두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역발상으로 승부한 헤어케어 브랜드, 미스 제시즈(Miss Jessie’s)

미스 제시즈는 기존 헤어케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곱슬머리·컬 헤어 소비자를 정면으로 겨냥한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가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관리 대상’으로만 취급되던 곱슬머리를 하나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로 재정의했기 때문입니다.
미스 제시즈는 직모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헤어케어 문법에서 벗어나, 컬의 형태·탄력·습도 반응 등 매우 구체적인 니즈를 기준으로 제품을 설계했습니다.
이는 곱슬머리 소비자들에게 “이 브랜드는 나를 이해하고 있다”는 강한 신호로 작용했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시장 자체를 만들어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곱슬머리 시장을 개척하다
중요한 점은 미스 제시즈가 처음부터 대중 시장을 노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명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그 타깃에게 깊이 들어가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잃을 것도 없었어요. 미용 서비스를 바꾸면 고객이 어떻게 반응할지보다 집 담보대출금을 갚지 못할까 봐 더 걱정이었죠.”
창업자 미코 브랜치(Miko Branch)는 성공 비결로 '특성이 명확한 집단'을 노린 역발상을 꼽습니다. 과거 흑인 여성들은 꼬불꼬불한 머리를 직모로 펴는 시술에 집중해왔으나, 미스 제시즈는 흑인 여성 본연의 곱슬머리 스타일을 그대로 살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1990년대 뉴욕 브루클린 베드스타이에서 미용실을 시작한 브랜치 자매는 할머니 '미스 제시'의 레시피에서 영감을 얻어 집에서 직접 스타일링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대표 상품인 '컬리 푸딩(Curly Pudding)'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곱슬머리 타입을 4가지(Wavy, Curly, Transitioners, Kinky)로 세분화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곱슬머리'를 하나의 모집단으로 보지 않고 정교하게 파고든 결과, 흑인뿐만 아니라 인종을 불문한 모든 곱슬머리 여성이 찾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현재 미스 제시즈는 월마트 등 미국 전역의 대형 유통망에 입점하며 새로운 헤어케어 시장을 창출한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틈새를 정확히 정의하고 집중하는 방식은 이후 다른 퍼스널케어 영역으로도 확장됩니다.
아마존 뷰티 1위, K-뷰티의 한계를 깬 ‘티르티르 (TIRTIR)
메이크업 영역에서 드러난 ‘고객맞춤 전략’
미스 제시즈가 '곱슬머리'라는 소외된 니즈를 찾아내 시장을 개척했다면, 티르티르는 '모든 인종의 피부 톤'이라는 방대한 틈새를 정교하게 파고들어 K-뷰티의 한계를 넘었습니다. 헤어케어에서 시작된 퍼스널 니즈 기반 전략은 메이크업 시장에서도 강력하게 작동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K-뷰티 메이크업 브랜드 '티르티르'입니다.
티르티르는 레드 쿠션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이지만, 진짜 주목할 지점은 제품의 인기보다 어떤 문제 제기를 계기로 전략이 확장되었는가에 있습니다.
티르티르의 성공신화는 흑인 뷰티 크리에이터 '미스달시(Miss Darcei)' 의 쇼츠 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달시가 "한국 파운데이션 중 가장 어두운 색이 내 피부에는 너무 밝다"는 영상을 올리자, 티르티르는 즉각 흑인 피부 톤에 맞춘 어두운 색상의 쿠션 파운데이션을 특수 제작해 전달했습니다. 이 언박싱 영상이 3,0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입소문을 탔고,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은 한국 브랜드 최초로 미국 아마존 전체 뷰티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DARKEST SHADE OF A KOREAN FOUNDATION
에피소드가 빠르게 확산되며 K-뷰티 메이크업의 ‘제한된 쉐이드’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게 된 것인데요. 이 장면이 상징적인 이유는, 문제가 브랜드 내부가 아니라 소비자 목소리와 콘텐츠를 통해 공론화되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티르티르는 이 지점을 외면하지 않고, 쿠션 색상 스펙트럼을 확장하며 직접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 화장품은 기능성은 우수하지만 색상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티르티르는 미국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충족시키며 메이크업 시장의 공식을 새로 썼습니다.
기술과 팬덤으로 진화하는 티르티르
2026년 현재, 티르티르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글로벌 뷰티 테크 기업으로 완전히 진화했습니다.
글로벌 앰버서더 뷔(V) 발탁: BTS의 뷔를 브랜드의 얼굴로 내세워 글로벌 팬덤 화력을 집중시키며, 미국과 일본을 넘어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 시장을 확장했습니다.
45개 쉐이드와 AI 기술의 결합: 쿠션 색상을 최대 45개까지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피부 톤을 촬영하면 최적의 컬러를 추천해 주는 'AI 쉐이드 필터' 서비스를 고도화했습니다. 이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 고민하는 고객의 '결정 장애'를 기술로 해결한 초개인화 전략의 정점입니다.
온·오프라인 전방위 공략: 아마존의 성공을 발판 삼아 북미 최대 뷰티 유통망인 얼타 뷰티(Ulta Beauty) 400여 개 매장에 입점했으며, 성수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오프라인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틈새와 개인화는 ‘작은 시장’이 아니라 ‘정확한 시장’이다
'미스 제시즈'와 '티르티르'는 모두 처음부터 대중을 겨냥한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대신 구체적인 불편, 명확한 차이, 분명한 목소리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들이 보여주는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고객맞춤 전략은 단순히 제품 옵션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가를 선명하게 정의하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퍼스널케어 시장에서 틈새는 더 이상 ‘작은 시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전략적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 PR 인사이트
두 브랜드의 성공 스토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관행의 파괴'와 '세밀한 공감'입니다. 미스 제시즈는 '곱슬머리는 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고, 티르티르는 'K-뷰티는 밝은 피부용'이라는 편견을 기술과 다양성으로 극복했습니다.
앞으로의 브랜딩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소외된 단 한 명의 목소리에 응답하고 그들의 고유한 가치를 증명해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고, 더 깊게 파는 전략만이 레드오션 속의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유일한 열쇠입니다.
씨를 씁니다.
▸ 참고문헌
- Miss Jessie’s 공식 홈페이지, https://missjessies.com/
- 주간동아, 국내 최초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1위 등극한 티르티르 ‘마스크 핏 레드 쿠션 (2024.06.13)
- 조선일보, 흑인 피부에도 착! 30가지 색상으로 아마존 1위 오른 K-뷰티(2024.06.13)
- 에밀리 헤이워드,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 이데일리, 티르티르, 방탄소년단 뷔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 글로벌 캠페인 본격화 (2025.11.03)
- 테넌트뉴스, 티르티르 ‘마스크 핏 AI 필터 쿠션’ 올리브영 입점… AI 개인화 서비스 강화(2025.03.04)
- 패션비즈, 구다이글로벌, 티르티르 앞세워 북미 울타(Ulta) 400개 매장 입점(2025.11.03)
- 케이트렌디뉴스, 티르티르 재팬, 뷔 티저 영상 공개 6일 만에 1.2억 뷰 돌파 (2025.11.10)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불황기에는 작지만 강한 ‘스몰 브랜드’로 승부하자
→ 불황기 환경에서 스몰 브랜드가 어떻게 전략적으로 존재감을 만드는지 정리한 글 - 리브랜딩 성공 사례 ‘에어비앤비’, 소비자를 중심에 놓다
→ 브랜드의 출발점과 철학을 중심으로 리브랜딩을 완성한 대표 사례
본 콘텐츠는 더피알컨설팅의 브랜딩·PR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PR매쉬업(PR MASHUP)에서 발행한 글입니다.
'인사이트 > 브랜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 [Lufthansa 100주년] 안전이라는 가장 완벽한 서비스, 루프트한자가 말하는 '비행의 낭만' (0) | 2026.02.11 |
|---|---|
| "챗지피티, 요즘 뜨는 브랜드 알려줘"… AI 검색 시대, 살아남는 네이밍의 비밀 (1) | 2026.01.27 |
| 브랜드 헤리티지 마케팅이 중요한 이유 (0) | 2025.12.10 |
| <감각자본>, 본질의 가치를 지키는 소비자 그리고 문화 자본에 대하여 (0) | 2025.10.15 |
| 제로 웨이스트는 어떻게 ‘착한 실천’이 아닌 전략이 되었을까 (1) | 2025.05.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