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료실/서평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 집중력보다는 산만함!

by Mash UP 2025. 6. 19.

 

이미지 출처: Unsplash 의 Nik

 

 

 

"지적 행복은 오직 생각의 빈틈에서 나온다"


알고리즘 추천으로 읽은 책 <창조적 영감에 관하여>을 읽고나니 뭔가 한 대 얻어 맞은 듯한? 감동이 있습니다. 책의 부제가 천천히 사유할 때 얻는 진정한 통찰의 기쁨인데요.  이런 책 제목에 많이 끌리는 것은 아무래도 뭔가 창의적인 영감이 고갈되었다고 생각되는 순간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성과와 탁월함을 위해서 뭔가 열심히 해야하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멀티태스킹을 멀리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런 것을 멀리해야한다고 끊임없이 외쳤는데요.  우리의 작업 환경은 어느새 일과 놀이의 경계가 많이 무너진 상황인 듯합니다.  


 "창의성은 '집중력'보다 '산만함'이 필요하다." 
 "우리 정신은 목적지로 직행하도록, 채찍질하는 것 보다  벌판에 풀어 둘 때 더 근사한 생각이 떠오른다."

 

유익한 산만함에 대한 대목이 흥미롭네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수영을 하거나 선잠에 들었을때 말하자면 집중력과 주의력이 약해졌을 때 찾아온다."
''유익한 산만함은 기존의 사고방식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시각이나 창의적인 생각을 끌어낸다. "

 

유익한 산만함은 느림의 미학을 강조하는 것인데요.  저자 머리나 벤줄렌에 따르면 집중력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강제하기 보다 스스로 서서히 함양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합니다.  

 

몽테뉴는 산만함에 대해서,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사물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했는데요. 즉 '사물의 본질이 어디에서 변화하는지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나는지 .. 그리고 다시 어디에서 시작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속도를 늦추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특정 과업에 대한 과몰입으로 사용하지 않는 뇌기능, 특히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고 감탄하는 능력이 소멸되고 있다고 합니다. 20대 청춘을 지나 나이가 먹어갈 수록 좋아하던 음악이나 미술 작품, 시와 같은 문학작품을 보아도 더 이상 이전의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책에서는 '쾌감 상실증'이라고 명명하고 있는데요. 아름다움에 무감각해지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당히 빈둥거리고, 사색을 즐기고, 집중해서 뭔가 과업을 이뤄가는 사이사이 '여백'을 두는 균형이 필요할듯 합니다.
게으름은 '만족감을 주기는 하지만 과도한 과몰입으로 결국 정신을 지치게 하는 활동에 제동을 걸고,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습니다. 칸트는 아름다움이 '목적없음', 즉 목적에서 자유로울 때 생겨난다고 하는데요. 활동하고 집중하는 '뇌'와  사색하고 휴식하는 '뇌'가 함께 가동될 때 심미안도 길러지고 창의성이 풍부해 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독서'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니체는 독서를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려면, 현대인이 아닌 '소'가 되어야한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소 처럼 네 개의 위장으로 천천히 소화하는 '반추하는 능력'을 강조했습니다.  독서를 통해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는 실용적인 목적을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색을 통한 반추를 하면서 되새김질을 하는 '즐기는' 여유로운 독서도 필요할 듯합니다.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목표지향적인 인생도 훌륭하지만,  찰나의 인생을 사는 인간임을 생각할 때 '지금의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멋진 인생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미리 정해진 계획이 아니라 뒤죽박죽 얽힌 자기만의 견해와 상상력 속에서 언어를 통해 타인과 시각적 또는 촉각적으로 접촉, 창의적이고 유연적 사고를 할 수 있다" 

 

머리나 벤줄렌 지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