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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서평

[책 리뷰] 예능은 힘이다. 힘이 세다 !

by Mash UP 2012. 3. 20.

요즘 가장 홍보효과가 높은 프로그램은 예능이 아닐까합니다.  본방 시청률도 그렇지만 방송 전 사전 홍보와  방송 후 포탈의 지원사격으로 인해 후폭풍이 장난 아닙니다.

네이버 예능 시청률 순위로 검색했을때 AGB닐슨이 제공한 주간 예능 시청률 순위입니다.

매스컴에 자주 출연하지 않은 유명인사, 스포츠스타의 경우에는 시청률이 더욱 높습니다.  선거철인지라 얼마 전에는 힐링캠프에 박근혜, 문재인이 나왔습니다.

<예능은 힘이 세다>는 대한민국 예능의 저력과 인기의 요인에 대해서 요목조목 잘 해부한 책입니다. 특히 예능에서 다루는 소재를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책 리뷰를 쓰면서 예능은 힘이다라는 제목을 달아 보다가 .. 예능이 '힘이다'로 하지 않고 '힘이 세다'라고 굳이 표현한 것은 그 만큼 예능의 파워를 강조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남성의 탈권위화가 중년 남성의 미션 버라이어티 장르를 꽃피우게 했다라든지..  같은 예능이지만 남성출연자와 여성 출연자의 역할이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점도 밝힙니다. 지은이가 여성? 인지라  방송도 성차별적인 프레임이 존재하는 것을 잘 꼬집고 있는듯 합니다. 

예능이 대중 문화를 지배할 수 밖에 없는 25가지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예능, 사람에 눈뜨다

사람 이야기는 미디어의 영원한 인기 소재이며,  아이돌 폐위된 왕이다. 

# 예능이 아이돌을 원하는 이유
첫째 , 아이돌은 풋풋하다
둘째, 인력 수급이 원활하다.
셋째, 기획사의 주도 면밀한 관리에 힘입어 데뷔 전부터 팬덤이 형성된 스타들은 섭외와 동시에 화제를 모은다.

예능프로의 어린 스타는 TV 바깥의 고달픈 인간들을 위해 최첨단 유행과 순수의 신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잠깐이지만, 현실 망각에 도취됩니다.

소년 내면의 어린아이, 밖으로 나오다

지금 예능에는 중장년의 욱체에 소년의 감성을 가진 피터팬들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1. 예능 늦둥이 등장
2. 토크쇼의 탈권위화
3. 남자 미션 버라이어티의 대유행

특히 남자 미션 버라이어티는 순수한 우정 공동체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남자 예능인들이 어리고 순수하고 친근한 캐럭터를 지향하는 이유는 첫째로 오락성에 충실하기 위해서며,  사회학적으로는 가부장제의 몰락과 개인주의 등장으로 이를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남성의 정서적 욕구에 대한 재발견이라고 할까요?  

저자는 이런 예능 프로그램의 앵글은  성장을 회피하는 동안 신드롬의 발현이라고 진단합니다.
 
여걸 예능 전쟁터의 여전사들

개인기보다 상호 우애, 성실한 태도로 성공하는 줌마테이너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세바퀴'에 출연하는 조혜련, 이경실, 김지선 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영된 프로그램 <골미다> 프로그램의 포맷은  '여성의 애인없음'을 공공연히 '결핍상태'로 규정한다는 면에서 성차별적입니다.   남성의 예능은 미션 버라이어티가 미션 수행과 우정을 강조하지만, 여성의 예능은 아무래도 '여성성'을 강조하며 시청자에게 그러한 생각을 주입할 수 있겠다는데 공감합니다.

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신

예능에 잘 출연하지 않는 '장동건', '이영애'같은 스타들은 연예인의 연예인으로 불립니다. 이들은 부재를 통해 역설적으로 존재감을 증폭시키고, 공급을 제한함으로써 고객인 '팬'의 수요와 충성도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마케터들은 이를 디마케팅의 전형이라고 하지요.. 명품의 마케팅 방식입니다. 
<감심장>의 출연자들은 가까이서 본 이런 톱스타의 언행을 토크 소재로 삼아 화제를 모으는 영민함을 보이지요~

예능,관계를 만들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 남자 버라이어티의 출연자들의 집단은 의미 있는 활동을 추구하는 사내 동아리이고, 땀의 가치를 알고 땀 흘리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수컷 집단이며, 사심 없는 우정 공동체로 정의할 수 있다"

 남자 예능인의 미션 버라이어티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그들이 직장인 신분에 연연하는 월급쟁이 보다 자유롭고, 사무실에서 펜 대나 굴리는 화이트칼라보다 강건하며, 비정한 관료제 조직의 구성원들보다 인간적이고 감수성 풍부한 존재로 묘사되기 때문입니다.  각박해진 현대 사회에 시청자들에게 공동체의 가치를 환기시키고, 노동의 땀방울을 통해 남성의 몸을 섹스어필한 전시물이 아닌 살아있는 움직임의 도구로 복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예능의 남성 출연자들은  의리와 헌신의 판타지를 전파하는 진짜 형제들입니다.

커플 달콤하거나 살벌하거나

1세대 커플 프로그램이 즉석 짝짓기를 강요했다면, 요즘 커플 매치 프로그램은 진화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결의 포맷은 영화 <투루먼 쇼)를 닮았고,  짝짓기 프로그램은  감정 노출과 몰입을 금기시하는 ‘쿨 강박증’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을 내립니다. 구애는 하지만 반해서 그런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요즘 핫한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남자 1호, 여자 3호 .. <짝>은 극단적 수용과 극단적 거부 사이의 틈새시장을 영리하게 확보한 프로그램으로 해석합니다.  보는 사람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가끔 몇호 이런 호칭이 결혼 못한 죄수? 의 수감 번호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ㅋㅋ 
  
예능, 처세를 말하다

자폭 세일과 떨이 사이의 곡예

예능 프로그램에서 코미디 연기가 아닌 실제 상황을 전제로 한 자기 비하의 발언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데요. 자학성 언행은 뜨려고 자존심을 판다는 식으로 인식되기 십상이라고 합니다.  냉정한 대중은 예능인의 가족의 투병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것 조차도 '신파조 마케팅'으로 호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시청자들은 생뚱 맞게도 예능에 기대하는 가치 중 하나가 겸손과 성실이라고 합니다. 언발란스 하지요?  정의라는 여론의 이름으로 스타를 심판하는 그런 대중의 심리를 꼬집고 있습니다.  강준만은 한국형 평등주의의 이중성에 대해서 “자신과 대등한 타인에게는 엄격하되 직접 대항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권위에는 순종하거나 침묵하는 형태”라고 말합니다.

최근의 예능의 대세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슈퍼스타K,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기적의 오디션, 오페라스타, 나는 가수다, 댄싱위드더스타 등등 비숫한 프로그램이 많아서 방송사와 프로그램을 식별하기 무지 어렵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서바이벌 쇼의 등장을 한국의 문화산업 수준이 높아졌음을 반등하는 증거라고 보고 있는데요..

서바이벌 오디션의 스토리텔링의 구조는 대부분 자아를 발견하고 이를 극대화한다고 합니다. 또한 스타를 꿈꾸는 도전자 외에도 '멘토'가  부각되는 점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이들 심사위원 멘토의 발견은  장인 정신을 재발견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중견 예술인의 활약의 장 조성하는 순기능의 역할을 이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하고 있다니~ 훈훈합니다.

 인포테인먼트 쇼,  ‘메이크오버 ’ 쇼
 
<메이크오버 쇼> 프로그램은  연예인이나 일반인이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받아 문제적 상황을 개선하는 그런 플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이크오버의 원래 정의는 '지면광고나 잡지에서 내용을 수정, 첨가하는 작업'이였으나, 방송에서는 헤어스타일, 패션, 메이크업의 개선을 통한 외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반의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은  <느낌표> 처럼 사회운동에 가까웠으나  점차 인포테인먼트가 '생활정보 매뉴얼'로 변신하게 됩니다.  이런 변신의 시기는 신자유주의경제 시스템과 개인주의 확산이 본격화된 2000년대 중반부터터라고 하는데요..  이 때 등장한 프로그램이 <경제 비타민> 입니다.

매뉴얼류의 프로그램이 다루는 소재의 개인화는 케이블의 메이크오버쇼에서 절정을 이루는데요.. 자기계발 열풍과 외모지상주의 결합은 외모 개조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자는 설정을 낳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공중파, 케이블 방송사를 휩쓸고 있는 이러한 프로그램의 열풍으로 헤어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헬스 트레이너, 성형외과 의사들이 유명해지고 있는데요.. 이들에게는  인간의 외모와 자아를 재창조할 사명이 부여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황신혜의 <렛 미인> 등 이런 프로그램은 보면서 나도 모르게 동화되지만, 성형수술을 통해 극적인 자신감 회복을 바라며, 암튼 턱을 깍는 고통을 감내하는 출연자들을 보면, 씁쓸하기까지 합니다 .  저자가 여기에서 한 가지 톡 쏘듯 지적하는 점은 이들 쇼  프로그램에 참가한 주인공들은  여전히 무영이고 활동이 뜸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프로그램에서 이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그런 뉘앙스로 ?  해석할 수 있겠지요)

TV를 읽어 주고 있는 저자는 인포테인먼트 예능이 세상을 탐험하고 사회, 문화적 가치를 일깨웠던 진취성과 거시적 안목을 유보한 채 현대인의 '불안'과 '자괴감'이라는 네거티브 요소에 기대어 전문가 PR프로그램으로 기우는 것은 유감이라고 소감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목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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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_ 예능은 힘이 세다

제1부 예능, 사람에 눈뜨다
1장. 일반인 _ 내가 주체라는 환상
2장. 아이돌 _ 폐위된 왕
3장. 소년 _ 내면의 어린아이, 밖으로 나오다
4장. 여걸 _ 예능 전쟁터의 여전사들
5장. 스타 _ 엔터테인먼트 종교의 신

제2부 예능, 관계를 만들다
6장. 포지션 _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7장. 인맥 _ 왜 이것이 윈윈 게임인가
8장. 의형제 _ 땀은 피보다 진하다
9장. 커플 _ 달콤하거나 살벌하거나
10장. 가족 _ 이웃집의 속살을 들추다

제3부 예능, 처세를 말하다
11장. 자폭 _ ‘세일’과 ‘떨이’ 사이의 곡예
12장. 정의 _ 여론의 이름으로 스타를 심판하리라
13장. 오마주 _ 기분 좋은 역설의 법칙
14장. 서바이벌 _ 만개한 자아의 신화
15장. 매뉴얼 _ 원론보다 정보가 요긴하다

제4부 예능, 감성에 호소하다
16장. 편집 _ 감각에 의미를 부여하라
17장. 시골 _ 무위無爲에 인위人爲를 씌우다
18장. 감동 _ 개인의 발견과 점증법 서사
19장. 신파 _ 왜 웃음과 울음은 하나인가
20장. 밀실 _ 권위를 조롱하듯 속삭이는 TV

제5부 예능, 세상을 갖고 놀다
21장. 참여 _ 세상으로 나가라, 사람과 만나라
22장. 일 _ 깨어서 꾸는 어른들의 꿈
23장. 불량식품 _ 슈퍼에고의 허를 찔러라
24장. 코미디 _ 현실 이상의 가상현실
25장. 무한도전 _ 예능의 모든 가능성

 

『예능은 힘이세다』,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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