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곳에는 없고 페이스북에만 있는 것 - ‘I Message’
인간은 구조적으로 홀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에,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인간은 누구도 예외없이, 설령 의도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말을 하는 경우에도, 타인이 자신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려 주기를 바란다.
기업은 어떠한가? 기업들 역시 타인(소비자)의 반응과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든 인력자원, 기술력, 자본을 투입해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든 자사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는 물론 호평을 받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 체험단, 시연회, 품평회 등을 열어 자사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자사의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인식되어 ‘좋아요’란 평가를 받기를 목마르게 기대한다.
TV, 라디오와 같은 전통적 매체는 물론 PC환경의 웹사이트, 스마트폰 환경의 모바일웹, 모바일앱등 전 방위에 걸친 온라인 영역에서도 텍스트, 보이스, 동영상 형식의 배너 디스플레이, 스크린 광고들마저 고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소위 ‘도달률’, ‘구매 전환율’, ‘반응률’등의 통계수치는 기업들의 제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객관적 평가이자 성적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광대역 인터넷의 보급 시점에 맞물려, 1999년 9월 싸이월드라는 미니홈피 서비스가 국내에 소개되어, 10대~30대 이용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요즘 말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말하는데 사용자 측면에서 보면 국내에서 ‘싸이월드’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SNS이다.
운영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를 참고해 보면, 2003년 3월 기준, 누적가입수가 2,700만명, 110억장 사진, 5,500만곡의 배경음악이 담긴 수치가 말해주듯 싸이월드는 국내 최대의 SNS’임이 틀림없다. 당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이용한 사용자들은 지금은 20~40대가 되었을 것이다. 이들이 싸이월드에 그토록 애정을 쏟았던 이유는 ‘일촌’이라 불리는 ‘관계(relationship)'가 가져다주는 ‘공감’이라는 ‘소통’ 코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이외에도 사용자들에게 ‘일상을 파티’와 같이 보낼 수 있는 재미거리와 소소한 만족감을 주는 매력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허락된 일촌 외에는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개인의 일기, 사진을 프라이버시 모드로 기록, 열람이 가능했으며, ‘도토리’라 불리는 사이버캐쉬로 ‘싸이월드’에 폰트, 배경음악을 구매해 자신의 미니홈피에 적용하거나 지인에게 선물하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었기에 모니터 1/4 밖에 안 되는 좁은 화면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한 미니홈피 창이 작은 것은, 일반적인 웹사이트를 이용할 때 화면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 이곳 저곳을 마우스로 클릭하며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싸이월드 미니홈피 특징으로서 선전하기도 했었다.
한편,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악의적 목적을 가진 해킹으로 ‘사진’이나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 기록’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사회문제로 부각되기도 했지만, 자신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한국인의 정서’를 기본적으로 만족시켜 주는 토종 SNS임이 분명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싸이월드는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을 유지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지? ”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SNS가 등장한 이유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관계지향적(relation oriented)인 서비스를 지향했음에도 싸이월드의 근본적인 플랫폼 자체가 ‘열린 공간(opening frame)’이 아닌 ‘닫힌 공간(closing frame)'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졌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는 관계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SNS 사용자 비율만 놓고 보더라도 ‘페이스북’은 현재 전 세계 10억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의심의 여지없는 세계 1위 SNS이다. 물론 싸이월드는 여전히 국내 토종 1위 SNS임이 분명하다.
다시 말하자면, 싸이월드는 ‘공감’이란 매력적인 코드를 가지고도 닫힌 프레임 안에서 적용했기에 그 한계는 애초에 ‘우리나라 PC 이용가능자’에 한정 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 페이스북을 살펴보면,
페이스북은 ‘자신을 당당히 밝히는 데 거리낌이 없는’ 전형적인 서양인의 정서를 보여주고 있다. 타임라인을 보면 ‘상태 입력상자’에는 늘 이런 메시지가 걸려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란 물음이 집요하게 사용자에게 던져진다.
새로운 게시물을 거듭 입력해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질문은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거나, 페이스북 회사가 망하지 않는 이상 항상 보게 되는 질문일 것이다.
바로 이 점이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SNS와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일촌’이라는 주변 ‘관계’ 자체에만 집중된 경향이 있어서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을 늘 의식하게끔 되어 있지만, 페이스북은 위의 ‘물음’에서 볼 수 있듯이
‘당신(you)'이 누구인지, 당신 기분이 어떤지, 사용자의 정체성을 드러내라고 끊임없이 요구한다. ‘타인’ 중심이 아닌 ‘나’의 이야기를 말해 보라는 구조인 것이다. 그것도 동양인의 정서로 볼 때, ‘무단’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아무런 배경설명도 없이 말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에서 만 볼 수 있는 첫 번째가 바로 ‘사용자 개인의, I Message'이다.
그래서 기업의 브랜드 제품이나 서비스가 페이스북에서는 철저하게 ‘개인’에게 집중되게 커스텀 되어져야 할 이유이다. 최근 페이스북이 작년부터 준비해 내놓은 'FBX'라는 광고플랫폼이 10억에 육박하는 사용자에 기반한 인적리소스에 최적화된 ‘타겟팅 광고’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FBX 책임자, ‘마르티네즈’는 FBX 광고플랫폼이 페이스북에게 주요한 수입원이 될 것이고, 차세대 구글이 될것이고, 차세대 기술이 될것이라며 광고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를 힘주어 말했다. 실제 FBX가 작동되는 시뮬레이션을 보면, 사용자가 외부 사이트(ex. 유명 기업 쇼핑몰)에서 상품 검색을 하고 다시 페이스북에 접속해 보면 외부 쇼핑몰 사이트에서 본 상품이 자신의 뉴스피드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페이스북이 FBX 알파 테스트시, 초기 온라인광고 파트너사인 ‘애드롤(AdRol)’과 함께 광고효과를 측정, 비교했는데 광고효과가 기존 애드롤 타겟팅 광고보다 16배나 높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타겟팅’ 기능이 붙은 다양한 ‘온라인광고’ 서비스들이 상당 수 출시되어 개인사업자,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로서 페이스북의 FBX와의 차이는, FBX는 고객들의 사이트 이용패턴 분석이 더욱 세밀화 되어있고,
제안하는 상품역시 1:1 타겟팅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뉴스피드에 머무르는 시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노출 효과면 에서도 FBX 광고효과는 단연 독보적이며,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기에 현재로서는 관망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 다른 곳에는 없고 페이스북에만 있는 것 - ‘좋아요(like)’
두 번째 페이스북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좋아요(Like)’라는 버튼의 기능이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누구나 ‘좋아요’ 버튼을 클릭할 수 있다. ‘싫어요’ 버튼이 있는지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이 버튼을 클릭했다면 ‘취소’만 누를 수 있을 뿐이다. 이 점이 매우 놀라울 뿐이다.
악의적인 리플이 달렸다면 그 리플을 즉시 삭제할 수 있고, 그 행위가 지속적이고 스토킹 수준이라면 아예 ‘차단’할 수도 있다. 한번 생각해 보자. 포털사이트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카페가 있는데 불편한 리플이나 스팸 게시물이 등록된다고 할 때, 이것을 걸러내는 것은 참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다.
심한 경우에는 포털사이트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내거나 유선연락을 해야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고 계산되지 않은 비용 역시 철저히 개인의 몫이다.
페이스북은 이 점에서는 특정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음에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기본적인 플랫폼이 철저히 개인지향적(personal oriented)이면서도 개방적(opening frame)이기 때문이다.
모순된 두 개념을 녹여 냈다는 것 자체가 ‘페이스북’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지 않은 동양인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동인 요소가 된 것 같다. 물론 해외 유학이나 여행자들이 많이 늘어나 ‘영어권 문화’에 예전보다 더 익숙해 진 탓도 있다.
더욱이 ‘좋아요’가 가진 기능은 ‘공감’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감의 극대화’를 이끌어 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내가 올린 게시물에 악플이 달릴까 고민하기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할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하니 말이다. 게시물을 작성할 때도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되고 이후의 반응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으니 선한 기운이 선 순환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더욱이 ‘친구(페친)’들의 ‘좋아요’를 포함한 게시글의 효력은 힐링 이상이다.
필자의 한 페친의 게시 글에서 보면
자신이 평소처럼 올린 게시글에 뜻하지 않게 많은 페친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오늘 내 생일인가? 따숩다” 라고 언급한 것에서 분수 있듯이 ‘좋아요’는 삶에 활력을 주고 정서적인 따뜻함을
배가시켜 ‘공감을 극대화’시켜 나간다.
한 마디로 ‘좋아요’의 홍수속에서도 사람들이 자청해 빠져드는 모양새다. 설령 ‘좋아요’ 홍수 속에 빠지게 되더라도 절대 빠져죽지 않는다. ‘좋아요’란 파도가 넘실될 수록 짜릿함도 비례해 끝을 모르고 상승하기 시작하고 많은 시간 페이스북에 머무르게 할 만큼 중독적 요소도 다분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오늘 날 10억에 육박하는 사용자, 통계적으로 지구인 6명중 1명 사용이라는 경이로운 성공을 거둔 것은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긍정적 평가’를 받기 원한다는 인간 본성에 근접했기 때문인 듯싶다.
하루가 멀다 하고, 희망적인 뉴스보다 절망, 비탄, 슬픔, 안타까움으로 채색된 뉴스들이 미디어에서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고 그칠 줄 모른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기업들(CEO, 담당자)은 사람들의 편의와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 ‘브랜드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은 광고를 통해 이들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도, 기업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실체는 ‘사람’이다.
자신들에 대한 ‘좋은 평가’에 대해 싫을 리 없다. 오히려 상황이 부정적일수록, 경기가 어려울수록 그 말을 계속 듣고 싶은 것이다. 싸이월드란 회사도 ‘미니홈피’, ‘도토리’라는 서비스를 개발한 배경은 초기에 투자 받은 자본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기에 경영진이 고민하기 시작했고, 얼마가지 않아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요즈음 기업들이 너도 나도 페이스북을 통해 자사의 ‘브랜드-제품,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마케팅 툴’로 활용하고자 한다.그러나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단순히 팬수를 늘리거나 일시적인 이벤트 효과를 보기 위해 광고 캠페인이 설계, 진행되지 말아야 하며, 개인의 PR, 기업의 PR에 통합적인 접근을 통해 ‘좋아요’가 지닌 ‘긍정의 극대화’가 선순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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