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진 작가이고 모델이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면 일반인인지 전문 모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진 사진과 핏을 자랑하는 포스팅이 넘쳐납니다. 보통 사람도 하루 아침에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고, 유명인도 민낯을 드러내는 과감한 시도를 합니다.
이런 상황은 기업에서 공들여 제작한 '브랜드 콘텐츠'보다 일반인이 만든 '힘을 뺀 콘텐츠'가 우세한 상황을 만들어내는데요. 브랜드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에서 상업적인 콘텐츠의 비율 줄인다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친밀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항상 완벽해야한다는 욕심을 버리면 타깃고객과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브랜드의 세계에 초대하려면 지나치게 통일된 브랜딩 콘텐츠 전략을 포기하고, 상황에 따라서 센스있게 새로움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전략을 잘활용한 기업이 운동복 브랜드, 아웃도어보이시즈 outdoor Voices 입니다.
아웃도어보이시즈는 미국에서는 인기있는 브랜드인데, 한국에서는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입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헐리웃 여배우들이 입어서 유명한 운동복입니다. 와이 존이 안나오고 똥배 쏙 눌러주는 레깅스로 유명합니다.
창업자인 타일러 헤이니는 스포츠와 운동에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2013년 뉴욕 맨해튼에서 아웃도어보이시즈를 창업했습니다. 헤이니는 처음부터 전문 선수용이 아닌 일상 활동에 적합한 운동복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경쟁사들이 남성스러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데 비해 아웃도어보이시즈의 대표적인 브랜드 스타일은 훨씬 여성스럽고 부드럽고 편안해 보이고, 운동복으로서 성능도 뒤지지 않습니다. 여러벌의 상의와 하의를 모두 매치해서 입을 수 있게 만든 묶음 상품인 '키트'라는 독특한 제품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독특한 것은 한눈에 알아보기 쉽고 인스타그램 친화적인 컬러블록 레깅스입니다.
아웃도어 보이시즈 웹사이트에는 여러 가지 체형의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척 매력적이면서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우리가 한번쯤 상상했을법한 액티비티, 예를들어 사막에서 조깅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제대로 빛을 발휘하는 곳은 인스타그램입니다. 공식 계정의 #doingthings (이것저것 하기)는 브랜드 슬로건으로 '이것저것 하는게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것의 줄임말입니다. 다양한 체형과 운동 실력을 갖춘 여러 사람들이 재미있게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올리고 있습니다. 완벽한 몸매의 사람들과 일상에서 평범한 운동을 하는 모습 등을 골고루 섞어서 밸런스를 맞춰주고 있습니다.
이미지 중 다수는 ‘브랜드 앰버서더’로 이들은 무료로 옷을 받고 포스팅을 합니다. 아웃도어보이시즈가 화제가 된 것은 광고모델의 셀룰라이트가 뚜렷하게 보이는 채로 광고를 집행했기 때문입니다. 패션업계에서 보정된 이미지를 올리는 관행을 깨뜨린 아웃도어보이시즈는 확연한 차별화를 이루었습니다.
"몸매가 멋진 모델이라도 현실의 여성은 이렇게 생겼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몸을 긍정하는 '진정성' 있는 이미지를 아웃도어보이시즈는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대한 언론과 브랜드의 팬의 반응은 그야말로 열렬한 환영의 입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작은 결함과 불완전함이 있는 브랜드가 오히려 매력적인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일상 생활에서도 특정한 의미나 경계 안에 머물러야 한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해서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합니다.
Outdoor Voices is on a mission to get the world moving. We believe freeing fitness from performance starts with having fun and generating endorphins. That's why we create high quality products for Recreation that make you feel strong, confident, and ready for #DoingThings
브랜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도,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는 전략은 타깃고객과 소탈하고 친밀하게 소통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대외 이미지를 지나치게 다듬고 걸러내어 생산하는 브랜드 콘텐츠는 오히려 스크롤해서 보면 광고처럼 보이기 때문에 식상하고 뻔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온통 일반인의 셀카사진에 의존하고 브랜드 화보촬영과 같은 세련된 콘텐츠를 생산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단순히 일관성만 추구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과감한 일탈도 필요하고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결론으로 글을 마칩니다.
※ 참고문헌
홈페이지 : https://www.outdoorvoices.com/
[이코노믹리뷰] [한국에는 없는 미국의 상점들] 상·하의 묶음 디자인이 특징인 스포츠의류업체 '아웃도어 보이시즈'(202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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