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태풍을 뚫고 2013년 미국 시카고에 혜성처럼 등장한 편의점이 있습니다. 당시는 골리앗 아마존발 태풍으로 수 많은 유통기업이 초토화되던 시기로 그 주인공은 '폭스트롯'입니다.
시어스, 토이저러스 같은 기업이 휘청거릴때 폭스트롯은 다윗처럼 살아남았고, 코로나 펜데믹 이후 성장세는 더욱 놀라울 정도입니다. 2020년 매출 전년 대비 2배이상 증가했고, 2021년 4200만 달러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2023년까지 50개 매장 추가 오픈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실물 경기의 회복세가 완연해지는 분위기지만 경제 전체가 골고루 살아나기 보다는 중상류층의 소득을 가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그 이하는 소득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K자형 회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고급 아니면 초저가를 내세운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는 '유통 양극화' 현상은 미국과 한국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폭스트롯은 시카고, 워싱턴DC, 뉴욕 등 주요 대도시로 빠르게 지점을 확장해 가고 있고, 매장 마다 줄이 길게 늘어선 광경까지 연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유통시장은 한국의 다이소와 비슷한 초저가 슈퍼 '달러 제너럴', 고가 제품 위주인 '대형 마트' 모두 매년 매출 신기록 갱신 중입니다.
경기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으면서 양극화 소비가 일어나기 마련인데요. 시장은 최저가 상품과 럭셔리 브랜드들이 불티나게 팔리게 됩니다. 한쪽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 좋은 제품이 인기를 누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불황에도 끄덕없는 부유층이 '최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오프라인 유통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폭스트롯이 독보적으로 빛을 발한 것은 기존 편의점의 3%를 바꿔 명품 편의점으로 개조했기 때문이다.
힙합 제품,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승부
폭스트롯은 매장 인테리어부터 차별화하여, 유명 디자인 에이전시 스튜디오 K의 도움으로 도심 한복판에 편의점 같지 않게 넓고 쾌적한, 밝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놓았습니다.
폭스트롯의 크게 차별화되는 점은 유행을 선도하는 '힙'한 제품을 주로 진열하고, 가격도 다른 매장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수제 맥주, 고급와인, 부티크제과점의 도넛, 10~20달러 짜리 아침 식사 등 '고품질 소량 생산'의 느낌이 나는 로컬 지역 제품들로 채워졌습니다. .
폭스트롯의 하이라이트는 매장 안에 있는 '카페'로, 와인과 칵테일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에 잠깐 들렀다가 방문한 목적을 잊고, 카페에 눌러 앉게 만듭니다. 폭스트롯의 성공의 미국 내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려지고 있는데요. 실용적인 미국인들은 값비싼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유통매장을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지역 특산품을 만날 수 있는 편의점
미국의 편의점이 판매하는 제품은 냉동식품, 담배, 맥주, 감자칩, 치약 등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폭스트롯이 다른 편의점과 차별화된 점은 매장마다 폭스트롯 직원들이 엄선한 800여개의 상품을 진열하는 점과 이 상품들이 건강한 재료로 만든 간식과 아이스크림, 수제 맥주, 와인, 치즈 같은 아이템이라는 것입니다.
와인과 간식을 묶은 선물 세트를 판매하거나, 소믈리에 직원이 상주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추천합니다. 오직 폭스트롯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제품도 있는데요. 시카고의 전설적인 파이 가게 '뱅뱅 파이 앤 비스킷' 의 파이를 판매합니다.
워싱턴 지역 10대들이 만든 바비큐 소스 회사 ‘앤디 팩토리'나 '비질란테 ' 커피 음료는 폭스트롯의 직원들이 섭외한 ‘로컬 브랜드' 제품입니다. 매장에 진열된 제품 중 20% 가 지역 특산품이라고 하니 고급 편의점 맞습니다. 직원들은 해당지역에서 인정받는 가게를 물색, 협업 제안하거나 지역내 유명 셰프들과 함께 음식 메뉴를 개발합니다. 편의점 이야기가 아닌것 같네요. ‘거기서 거기'인 규격화된 편의점 상품이 아니라 각양각색의 지역 특산품으로 손님 유인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와 같은 ‘제 3의 공간’을 꿈꾸는 폭스트롯
"약간의 즐거움을 원하거나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역에 집중하는 소매업체는 많지 않습니다." 폭스트롯의 창업자 '마이크 라비톨라'가 말하는 폭스트롯의 성공 비결은 의외입니다. 누구나 부담없이 들러 생필품을 사고, 쉼을 누리며, 동네 친구들과 교류하는 곳.. 그러한 제 3의 공간이 되고자하는 것이 폭스트롯입니다.
폭스트롯이 기존의 구닥다리 편의점을 탈바꿈시키는 데는 대단한 혁신이 아닌 '약간의 즐거움'이면 충분했고, 이러한 시도는 고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게 되며, 지역사회에서 제3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됩니다.
우리나라의 편의점 수는 5만개를 넘는다고 합니다. 쿠팡과 네이버를 비롯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진격으로 오프라인 매장들의 곡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규격화된 편의점의 유통전략에서 '폭스트롯'과 같은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어떨까요?
※ 참고문헌
폭스트롯 홈페이지 :Foxtrot (foxtrotco.com)
美 ‘최고급 편의점’ ‘초저가 수퍼’ 환호… 중산층 마트만 죽쒔다 (조선일보 2021-06-04)
세상에서 가장 쉬운 차별화 <MIX>, 안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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